경제불황과 화환이나 꽃 안 받기, 대학 서적 물려주고 되팔기 운동 등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맞물려 소위 2월 특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업종보다 2월을 반기는 곳은 화훼업계였다.
졸업식, 밸런타인데이 등의 행사와 각 기관의 후속 인사 등이 2월에 자주 예정돼 있어 2월의 꽃집은 문전성시였다.
그러나 화훼업계 등에 따르면 올 2월엔 꽃집 대부분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가량의 판매가 줄어들었다.
졸업식, 입학식 선물로 꽃보다 실속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판매량 급감에 한 몫 한 것이다.
지난해 A공사에서 화환 안 받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여러 기관에서 행사 시 화환을 주고받는 것은 사치라는 풍토가 자리 잡은 것도 화훼업계의 울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화훼업계 매출이 지난해보다 반토막 났다”며 “졸업식에서조차 꽃을 사들고 가는 것보단 실속있는 선물을 하는 게 낫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엔 쌀 화환업체까지 등장했다”며 “기관들이 꽃을 주고받는 것은 사치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도 꽃집엔 큰 타격”이라고 씁쓸해했다.
개강을 준비하는 대학 서점가에서도 2월 특수는 오므라들고 있다.
2월에 대부분 학교에서 수강신청이 있고, 수강신청 후 전공서적이나 교양서적 등을 준비하고자 바삐 움직여야 할 대학 서점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서적 물려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인터넷 대학 카페 등에서도 작은 가격으로 서적 되팔기 운동 등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이모(23)씨는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에겐 몇만원씩 하는 대학 서적을 사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며 “선배들에게 전공서적을 얻고, 일부는 카페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서적을 산다”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가 있어 일 년 중 가장 많은 초콜릿이 판매되는 2월이지만, 초콜릿판매업체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특히 올해엔 연인들이 직접 만드는 수제 초콜릿이 유행해, 포장용 초콜릿판매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로 인해 마트 등에선 밸런타인데이가 끝났지만 반송물량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교복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3월 입학을 앞둔 교복 시장 역시 일 년 중 2월 매출이 1년 매출 대부분을 좌우하지만 일부 학교의 교복 물려주기 운동은 교복업체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여기에 교복업체의 교복담합 의혹도 불거져 교복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도 교복업체로서는 고객의 발길을 모으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김경욱 기자 dearwg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