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 '키스방' 버젓이

경찰, 법적 근거 없어 단속 못해

대낮 도심 한 복판에서 남성과 여성이 키스를 하는 밀실인 일명 ‘키스방’이 성업 중이다.

더욱이 일부 키스방은 초등학교 앞 학교정화구역 내에서까지도 버젓이 영업행위를 하고 있어 어린이들의 성적호기심을 유발하며 정서를 해치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과 교육청등 관계당국은 단속할 만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키스방은 서구 둔산동 한 초등학교의 정문 앞 상업지역 건물에 입주해 있다.

간판도 없는 대신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할 경우, 업주가 위치를 알려주는 식으로 은밀한 영업을 하고 있다.

키스방에 온 남성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1~2평 남짓한 밀실로 안내된다. 이후 젊은 여성이 들어와 키스를 나누고 그 대가로 35분에 4만원을 지불한다. 대낮임에도 키스방에서 대기하는 남성이 여럿 보였고 문의 전화가 폭주, 성업 중임을 암시하게 했다.

이 곳에서 만난 직장인 A씨(30)는 “키스방은 유사성행위가 아니라 단속에 걸릴 염려도 없고 가격도 4만원으로 저렴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점심시간에 젊은 여성과 대화도 나누고 키스도 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자신을 여대생이라고 밝힌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은 “성행위를 하지 않는데다 업주와 5:5로 수입을 나누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 것 보다 짭짤해 주변에도 일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키스방 ‘알바’선호 현상을 설명했다. 이처럼 도심 속에서 남녀의 은밀한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데도 경찰은 단속과 제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키스는 유사성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단돼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실제로 적발한 사례도 없다“며 ”실제 성행위 현장을 잡지 않는 한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