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움직이면서 전화할 수 있는 전화가 길거리에 등장한 것이 올림픽이 있던 1988년 이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있다가 등장한 것이 길거리에 있는 공중전화를 중계소로 활용한 시티폰이 있었고, PCS라고 하는 핸드폰이 등장하게 된 것이 1996년이었다.
▲ 권선필 목원대 기획처장, 행정학과 교수 |
휴대폰, 핸드폰, 손전화. 사람들이 어떤 말로 이 통신기기를 부를까?
정확한 통계를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신문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조사해 보았더니, 휴대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에 핸드폰 그리고 손전화의 순서였다.
핸드폰이라는 외래어가 섞인 말보다는 휴대폰이라는 한자어가 섞인 말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물론 손전화라는 우리말식 표현도 있지만 이 표현이 나타나는 빈도는 휴대폰이라는 표현의 백분지일도 안되었다.
카폰에서 시티폰이나 PCS로 그리고 핸드폰이나 손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사회에서 사용되는 단어표현도 지속적으로 변해왔지만 사실 더 엄청난 것은 이 휴대폰을 쓰는 방식이나 목적이다.
휴대폰으로 무엇을 할 줄 아느냐에 따라 세대를 볼 수 있다. 휴대폰으로 전화만 걸 줄 알면 대략 50대 이상이다.
전화도 걸지만 휴대폰으로 문자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마도 40전후쯤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줄 알면 30대 이하이가 될 것이다.
20대로 내려오면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다. 20대 이하에게 있어서 휴대폰은 더 이상 통신수단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통신기기가 아니라 오락기기의 성격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야기하고 문자를 보내고 하는 통신기능보다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이나 게임과 같은 오락적 기능이 더 중요한 요소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휴대폰이 가지고 있는 통신이나 오락기능과 같은 기능적 요소들을 넘어서 장식적 기능을 더 중시하게 되기까지 한다.
40~50대 부모들이 기능을 보고 휴대폰을 추천한다면 자녀들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얼마나 멋있게 보이는 가를 기준으로 휴대폰을 고를 것이다.
그런 다음 기능이 어떤 것이 있는가를 살펴보고 그 다음에 그 휴대폰을 사기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 가를 고민할 것이다.
이제 모든 한국인의 삶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자리잡은 휴대폰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보자.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얼마다 서로 다른가라고 하는 것을 발견하고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그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또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로서 그 차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이제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윤리는 이와 같이 첫 번째로는 나와는 다른 타인에 대한 배려이고, 두 번째는 상호이해에 바탕을 둔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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