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여 미국의 미래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21세기는 상상력으로 부(富)를 얻는 오락산업이 국가 경쟁력에서 제조업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영화,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 매체인 오락산업의 비중을 크게 예견했다.
▲ 도완석 연극평론가, 성남고등학교장 |
모든 예술창작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는 그 시대 민중의 아픔과 고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작가 보마르세는 시민혁명의 밑바닥 기운을 스스로 호흡하고 그 울분에 대한 감정을 정화해 온갖 검열과 탄압을 예상하면서도 펜을 들었고 마침내 시대를 이끌어갈 하나의 선각자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것이 바로 세계연극사에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피가로 3부작-『세빌리아의 이발사(1부)』, 『피가로의 결혼(2부)』, 『죄 많은 여인(3부)』이다.
피지배계급의 반항이라는 인간성을 주제로 프랑스 대혁명의 불꽃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그는 혁명기간 동안 일곱 번이나 국외로 추방을 당하는 질곡을 겪었으나 프랑스 대혁명이 끝날 때까지 그의 집념은 그로 하여금 펜을 놓지 않게 했다.
보마르세와 같은 인간성의 존중을 우선한 예술가적 양심이 존재하는 21세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와 예술을 산업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예술로서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운동 또한 새 역사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주요 과제가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먼저 내 고장에서부터의 실천적인 문화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50년 넘게 이 도시에서만 살아온 내 경우 이 도시를 사랑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 바라건대, 시민 모두가 내가 거주하는 생활공간을 보다 아름답고 편리하게 가꾸는 마음들로, 우리가 거주하는 이 도시를 보다 아름답고 편리한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가꿔가는 마음들로 뭉쳐졌으면 한다.
그러면 분명히 우리 대전이라는 도시의 미래는 참 살기 좋은 웰빙도시가 될 것이다. 문화예술이라는 이 생활공간의 인테리어는 장식적 의미 이상의 도시의 미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천만 그루의 나무로서 도심의 푸른 숲이 이뤄지고 그 푸른 공간 안에서 140만 시민들의 손에는 책이 들려져 있고 국내외로부터 온 도심 밖의 손님들이 대전의 거리를 활보할 때에 저마다 웃는 얼굴로서 ‘헬로’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들, 그리고 시내버스, 도시철도 각 구간 정류장에서 대기하는 승객들의 대화가 요즘 전시되는 또는 공연되는 예술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꽃으로 피어오르는 도심의 풍경이 물결 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대전이라는 도시가 천혜의 재난이 없는 도시, 또 대한민국 국토의 중심에 있는 도시라는 이미지와 함께 도시 전체가 이러한 문화예술의 공간을 이루고 더 나아가 이곳에서부터 문화예술의 르네상스가 꽃피어 나가는 허브도시가 된다면 아마도 국내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 2위라는 평가에서 1위는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에서 최고로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대전시 승격 60년, 광역시 승격 20년이 되는 올해에 대전시민 모두가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작은 노력을 기울여보자. 그러기 위해 먼저 문화예술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화합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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