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박종성군(12)의 아버지 박용석씨(40)는 종성이가 입고 갈 교복을 구하기 위해 이웃들에게 교복동냥(?)을 하고 있다.
교복도 그렇지만 오랫동안 신은 낡은 운동화, 초등학교 내내 써왔던 해진 책가방이 마음에 걸린다. 중학교에 올라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학원도 다녀야 하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으론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사주거나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결혼 직후 가정불화가 심해져 이혼하고 종성이를 조부모에게 맡겨둔 채 외지로 일을 찾아가야 했던 박용석씨. 월세 10만원의 단칸방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면서도 종성이는 초등학교 6년 동안 반장을 놓치지 않았고 5학년이 되어서는 전교부회장이 될 정도로 학교생활에 열심이었고 조부모도 그런 종성이를 대견하게 생각해 폐품을 모아 종성이의 학비를 보탰다. 그러던 중 2007년조모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고 지난해에는 설상가상으로 조부마저 지병으로 사망하게 됐다.
일용직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박용석씨는 “종성이가 바르게 잘 커서 중학생이 된 것은 뿌듯하고 대견스럽지만, 새학기 준비도 못해주고 학원도 보낼 돈이 없어 종성이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눈물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새로운 학교와 학년에 적응해야 하는 ‘새학기 증후군’을 겪기도 전에 종성이는 ‘가난 증후군’을 겪어야 한다.
어린이재단 최명옥 대전지역본부장은 “소득편차에 따라 교육편차가 높아지는 것은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현실을 말해준다”며 “아이들이 평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회장 김석산)은 ‘행복한 배움터’ 캠페인을 통해 종성이와 같은 빈곤아동이 자신의 환경이나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업비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재단 홈페이지(www.childfund.or.kr)로 들어가면 학용품, 책가방, 참고서, 교복 등을 지원할 수 있다./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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