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설립 지역문화예술인 참여 필수

  • 문화
  • 공연/전시

대전문화재단 설립 지역문화예술인 참여 필수

<문화스펙트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11 13면
  • 변상형 전 이응노 미술관장변상형 전 이응노 미술관장
드디어 대전에도 문화재단이 세워지는 것일까?
대전지역에도 타 지역처럼 문화재단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은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이다.

1997년 경기문화재단을 시작으로 강원(1999년)과 제주(2000년)가 설립됐고 서울과 인천, 광주가 2004년에 발족되어 활발하게 움직이며 각 지역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큰 원동력으로서 새롭게 자리 잡아가고 있음은 우리지역 문화인사들의 부러움을 살만했다.

대구·경남·부산 등에서도 문화재단설립이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
이제 전국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직접적 지원 형태가 아닌 관으로부터 독립적인 문화재단을 통해 각 지역의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전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작년 말에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논의가 있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대전시가 대전문화재단을 금년 안에 출범하기로 목표를 세우고 자문위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바야흐로 대전에 문화재단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활시위를 떠나 구체적인 행보라는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알리는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대전문화재단 설립에 있어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크다”라는 말은 제발 이번에는 들어맞지 않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대전문화재단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논의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을 지역의 뜻있는 인사라면 누구나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의 필요성이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문화재단의 설립과정이 우선 투명해야한다는 것이다.

물 밑에서 조용히 이루어지는 인사선정은 그야말로 지나간 시대의 관치행정의 소산이기에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공론화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문화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나 지역행정기구로부터의 독립성이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각 임원들의 선임과정과 결과는 시비와 의혹없이 공개적이고 합당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 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기구이기에 앞서 질 높은 문화예술 향수권을 바래오던 지역주민들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치는 곳이기에 문화소외층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와 문화예술적 공간과 환경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부족한 재원을 확충하고 민간 재단으로서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자체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칫 새로운 형태의 지역문화예술 행정기구가 될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갖기보다는 진정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있는 지역인사들의 제안들은 문화재단의 설립과 정착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드러낸다.

그런데도 마치 유행처럼 각 지역 지자체가 문화재단 설립의지를 드러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더 이상 관 주도형의 문화예술에 관한 하드웨어적인 정책과 체계로는 급속히 변화되어가는 문화환경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예술의 시대에 문화를 소비하는 지역민들은 지역의 정체성에 근거하는 그리고 문화예술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문화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들은 문화창조자(예술인)와 문화소비자(지역민)를 전문적으로 매개할 수 있는 역할을 문화재단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역문화정책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지역밀착형 예술문화 서비스 기관의 출현을 기다려온 만큼 예술문화의 공공성과 그 실현은 문화재단의 최우선적인 방향이 되어야 한다.

물론 문화재단이 우리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또는 해야만 하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지역실정에 맞는 고민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문화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따라 한 지역의 문화지형도를 새롭게 그려낼 수 있을 만큼 문화재단의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이제 우리 지역의 정체성과 상황에 근거한 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 방안들이 좀 더 활발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지역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 고무시키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문화향수권을 충족시키는 일은 지역의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의 문화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일이다.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지역문화 인프라를 갖춰 가는 일은 장기적으로 보면 관주도의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로의 전환인 동시에 둘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단의 역할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단계에 왔음은 이 지역의 문화적 역량이 그만큼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것이 아니라 희망이 큼을 보여주는 문화재단이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