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신입생이나 학부모들이 입학도 하기 전부터 돈 걱정에 시름대고 있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350만~400만 원을 훌쩍 넘는 등록금에다가 동문(동창)회비, 학회비 등 이것저것 내야할 게 많기 때문이다.
동문회비나 학회비의 경우 강제성은 없지만 신입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안낼 처지가 되지 못한다. 입학하더라도 학과 게시판 등에 ‘미납자’ 명단을 게재해 ‘눈치’가 보이는 것이다.
9일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등록금 이외에 4년간 학회비 20만~30만 원, 동문회비 1만~3만 원 정도의 청구서를 발송하고 있다.
학교측은 동문회비 고지서의 경우 동문회나 동창회측에서 발송하고, 학회비는 단과대별로 고지서를 발송하고 있어 학교측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고지서를 받아든 신입생이나 학부모의 경우 대학 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상황에서 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부모들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학회비나 동문회비를 등록금 고지서와 한꺼번에 발송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며 “학회비나 동문회비의 경우 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또 입학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하면서 행사비용 중 상당부분을 학생들에게 청구해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A대학은 신입생 1800여 명에게 1인당 5만 원씩 걷어 행사비용 중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명 연예인과 아나운서를 초청해 특강과 진행을 맡기면서 발생한 비용이다.
학교측은 희망자에 한해 접수를 한다고 설명했지만 대전지역 타 대학에서는 OT비용을 전혀 걷지 않고 있다.
전액 학교측 부담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A대학과 비교되는 것이다. 신입생이나 학부모들로서는 찜찜한 마음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이 자리에서 수강신청 요령이나 학과설명, 향후 진로, 취업 등 여러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학부모 전 모(여·44)씨는 “경제도 어려운데 유명 연예인까지 불러 비용 부담을 전가시키느냐”며 “다른 대학은 신입생 OT 비용을 전액 학교가 부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A대학 관계자는 “학교측에서도 행사비용으로 상당부분 예산지원을 하고 있다”며 “OT 기간 동안 학생들의 지루함을 달래고 보다 알찬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비용이 상승해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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