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 꺼지자 경제도 깜깜... 주민 "못 살겠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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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 꺼지자 경제도 깜깜... 주민 "못 살겠다" 아우성

<유천동에 새 희망을...> 1. 유천동 집장촌 폐쇄, 대전시 강 건너 불구경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10 1면
  • 오주영.강제일 기자오주영.강제일 기자

<글싣는순서>
1. 유천동 집장촌 폐쇄, 대전시 강 건너 불구경
2. 지자체 어떠한 노력 필요한가?
3. 타 도시 사례
4. 정부 차원의 관심 절실


경찰이 유천동 집창촌에 대한 성전(性戰)을 선포한 지 7개월이 다 돼 간다. 홍등은 꺼졌지만, 유천동 지역 경제가 파탄 났고 아직도 텍사스촌이란 시민 인식은 여전하다. 경찰을 빼고는 대전시 등 지자체가 이 문제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유천동이 다른 동네처럼 예전의 멍에를 벗고 건전하고 활기찬 지역으로 되살아날 수는 없는 것인가.본보는 4차례에 걸쳐 ‘유천동에 새 희망을’라는 제목으로 이곳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위한 지역사회 노력을 촉구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경찰의 대대적 단속 이후 유천동 성매매업소의 불빛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업소 67곳 가운데 49곳이 휴폐업 신고를 냈다.

나머지 업소 또한 성매매 업소가 아닌 ‘노래방’, ‘노래주점’ 등으로 간판을 바꿔달아 텍사스촌이 완전 해체에 이르렀다.

그러나 성전(性戰) 이후 남은 상처는 크다. 유천동 지역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역경제가 파탄이 났다.

유천동은 일반음식점 468곳, 휴게음식점 24곳, 유흥주점 82곳, 단란주점 7곳 등이 등록된 전형적인 소비 지역이다.

정종태 유천1동 상가번영회장은 “성매매업소가 없어지면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행정 당국이나 경찰이 후속 대책 없이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지역경제는 말살됐다”며 “단속 이후 유천동의 과일, 건어물, 야채, 이불, 세탁업소 등은 손님이 반 이상이나 줄어 그야말로 폐허가 됐다”고 실정을 전했다.

홍등은 꺼졌어도 집창촌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동네가 새로운 활력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천동 A 부동산 관계자는 “간혹 매물이 나오긴 하는 데 거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성매매 지역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이곳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주민들이 “못 살겠다.”며 아우성인데도 대전시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텍사스촌 해체 이후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유천동 주민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으며 이를 전담하는 조직도 없다.

보다 못한 경찰이 나서 ‘뉴 유천동 프로젝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정 당국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이마저도 ‘소귀에 경 읽기’이다.

대책위원 16명 가운데 중 대전시 공무원은 복지부분에 단 1명에 불과한 것이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다.

해당 지자체인 중구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도시, 경제, 위생 분야 공무원이 대책위원에 포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각 분야를 총 망라해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해체 과정에서부터 행정 당국의 무관심은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현 시점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모든 것을 경찰에만 떠넘겨 놓고 섣불리 나서지 않으려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행정 당국뿐만 아니라 대전시의회, 중구의회 등 지역 정치권도 이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하며 팔짱을 끼고 있기는 매 한가지이다.

서울 동대문구, 부산시 등 타 시도가 성매매 집결치 해체 및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유천동 해체 작업부터 경찰이 주관한 까닭에 아직까지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지자체 대책이 부실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이에 대해 관심을 두고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늦었지만 대전시와 해당 자치구인 중구가 나서 유천동 집창촌을 새로운 거주 타운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다시 촉구한다.

이는 대전시장과 중구청장 등 지역을 이끌어가는 민선 단체장들이 항구적인 대책을 내놓치 않는다면 유천동 문제는 일회성 전시행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오주영ㆍ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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