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취업문에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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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취업문에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까지’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09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지난 2005년 대전의 A대학을 졸업한 강모(30)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대학 졸업 후 군 복무를 마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지 벌써 3년째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십 곳에 원서를 내봤지만, 면접 기회를 얻은 곳도 손에 꼽을 정도. 학점과 토익 등 조건이 남들에 뒤질 게 없고, 취업에 유리할 거라 생각해 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방대생의 한계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지난해에는 서울 소재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

강씨는 10년 가까이 사귄 여자친구와 취업 직후 결혼하려던 계획도 몇 년째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 제대하며 꿈꿨던 ‘장밋빛 희망’은 어느덧 절망으로 바뀌었다. 갈수록 취업은 어려워지고, 신규 졸업자들은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불안감만 커진다. 강씨는 “요즘엔 이러다 결혼은 물론이고 영영 취업조차 못하는 건 아닌지 절망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앞두고 이른바 ‘취업 장수생’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올해는 가뜩이나 취업문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월이면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의 대학졸업자들이 미취업 상태로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졸업예정자나 신규 졸업자를 선호하는 경향도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실제 군 복무를 면제받아 지난 2003년 일찌감치 대학을 졸업한 한모(31)씨 역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방송국 계약직 AD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고용상황에 불안함을 느껴 금융권 취업을 준비해 왔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면접 과정에서 일부 인사 담당자들은 한씨의 이직 경험과 오랜 취업단절 기간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삼일절(31세가 되면 취업 단절)’이란 말이 한씨에게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그는 “금융위기와 신규 구직자들로 금융권 취업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뻔한 상황”이라며 “아예 포기하고 더 늦기 전에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올해 각 기업의 신규 채용이 지난해보다도 1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의 46.2%, 올해 졸업예정자의 13.5%만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표본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취업포털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채용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신규 미취업자들이 쏟아져 나오면 장기 구직자들은 상대적으로 취업에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취업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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