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지역인 충북 옥천군 안내면 월외리 김태영(76)씨는 아무리 돌려도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를 바라보며 한숨부터 내쉰다.
집 앞에 있는 마을 공동우물도 수량이 적어 하루 두세 차례만 이용이 가능해 간단한 식사만 해결할 뿐 빨래와 청소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김 씨와 마을 주민들은 그나마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에서 긴급 지원한 병물로 식수는 해결하고 있지만 겨울가뭄이 봄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로 코앞에 닥친 봄 농사 걱정에 속이 타들어간다.
대청호 인근인 옥천군 안내면에서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곳은 도촌·율티·월외·용촌·답양리 등 5곳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식사 시간에 맞춰 하루 1~2시간 소량의 물만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1053세대 2183명이 거주하는 안내면지역은 벼농사와 옥수수, 감자, 고추 등 밭작물을 주로 재배하고 있는데 마을 앞 하천도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여서 농업용수 조달이 우려되고 있다.
안내면사무소 김덕영 씨는 “지하수와 우물,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보니 긴 가뭄에 수량이 줄고 수질이 나빠져 주민들의 고통이 심하다”며 “식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농업용 저수지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영농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
6일 현재 대청댐 수위는 66m로 예년평균보다 2m가량 낮았고 저수율도 6억6천만t으로 총저수율의 45.7%에 불과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 홍성연 단장은 “최근 80년 동안 가장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1980년 댐 건설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급감한데다 홍수기 이전까지 가뭄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수도관리와 물차지원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내 1월말 저수율은 72.8%로 전년에 비해 21%포인트 감소했으며 충북도내 789개 저수지의 1월말 저수율도 74%로 예년에 비해 14%포인트 낮아 식수와 생활농업용수 확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임연희 기자 lyh305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