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균 조달청장 |
올해 경제전망치에 비중을 두면 IMF 금융위기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또 다시 많이 어렵겠구나’라는 탄식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초점을 맞추면 올 한해 허리띠를 졸라매 ‘제2의 IMF위기 탈출기를 쓰자’고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금융기구의 경제전망치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무경제로 전이되고 있는 현 경제상황에 대한 차분한 점검과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감세정책이나 재정지출 확대 등 내수시장 지원책에 비중을 두고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듯 정부기관과 투자기관 등 공공기관의 물품구매와 시설공사계약을 통해 연간 29조7천억원을 집행하고 있는 조달청은 올해 최우선 순위를 내수경기 부양에 두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가 롤러코스트형 경기전망을 헤쳐나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자금난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에게 긴급 수혈 할 수 있는 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다.
우선 올 상반기에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물품구매와 SOC사업 등 시설공사계약을 70%까지 끌어올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시설공사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 1월말에 올해 사업 물량의 71%를 계약시키는 등 가급적 기업들이 조기에 경영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달사업예산의 조기집행은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들에게 고용안정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정책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원가검토와 공사계약 등의 소요기간을 최대 70%까지 단축하고 공사가 조기발주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물품계약대금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조달청과 체결한 계약서만으로 은행 대출 또는 대출보증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위기는 어떠한 정책적 수단을 사용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적절한 시점을 찾아 수혜자인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극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정책의 타이밍과 심리의 문제다. 따라서 더 이상 IMF의 롤러코스트형 한국경제전망의 진실게임에 매달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금난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에게 현장으로 다가가 일거리를 주고 그를 통해 V자형 골의 깊이를 낮추는 작업이 급선무라고 본다. 지난 IMF 금융위기도 ‘붉은 악마’로 상징되는 한민족 특유의 결속력과 신바람 문화로 극복 할 수 있었다. 그렇듯 앞으로 시의 적절한 조달정책이 최근 경제위기를 조속한 경기회복과 미래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전기가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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