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와 고용불안이 지속되면서 이를 빗댄 신조어들이 속속 등장해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4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시장에도 청년실업 등 각종 세태를 반영한 무수한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실업예정자’, ‘졸업백수’ 등 취업난 속에서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일컫는 말이 대표적이다.
또 ‘88만원 세대’로 불렸던 청년구직자들은 스스로를 ‘인턴세대’라 부르고 있다. 구직자들이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지 못한채 한시적 공공근로나 단기 비정규직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빗댄 것이다.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방살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일반 취업을 포기하고 고시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급한 마음에 아무곳에나 취업했다가 적성이나 근무조건이 맞지 않아 조기 퇴사하는 20대가 늘면서 ‘이퇴백’이란 신조어도 생겨났으며, 구조조정 등 불안정한 고용상황을 반영한 ‘사오정’(45세 정년), ‘삼팔선(38세 퇴출)’은 ‘삼초땡(30대 초반 명퇴)’이라는 말로 대체됐다.
지난해에는 실직 상태에 있는 가장이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수가장’, ‘은퇴남편증후군’ 등도 등장했다.
장기화된 취업난 속에 대학가에서는 ‘스펙(학력ㆍ학점ㆍ어학성적 등 취업조건)’이란 말이 일반화됐고, ‘스펙증후군’이나 ‘스펙강박증’도 생겨났다. ‘스펙’을 높이기 위해 편입을 거듭하는 ‘에스컬레터족’이나 취업에 필요한 강의만 찾아다니는 ‘강의노마드족’도 대학가의 새로운 풍속도다.
커리어 관계자는 “최근 등장한 신조어를 살펴보면 어느때보다 취업과 고용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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