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교육의 숲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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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호]교육의 숲을 거닐다

[목요세평]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05 20면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더 자주 넘어졌고, 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이 죽을힘을 다해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숲에는 아름드리 거목이 있는가 하면 키 작은 무명의 잡목이 있고, 귀한 약초에서부터 온갖 잡풀들이 얼키설키 어우러져 있다. 골짜기를 가르는 물이 있는가 하면 우뚝 솟은 바위와 등산객의 발길에 차이는 잔잔한 돌멩이들도 있다. 숲은 이렇게 전혀 다른 성질과 모양들이 모여서 명산(名山)을 이룬다.

장 교수의 문학의 숲에 나오는 문학작품들을 보면 숲을 이루는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을 보는 것 같다. 아동문학, 탐정소설, 심오한 철학서까지……. 성냥팔이 소녀, 마지막 잎새, 셜룩 홈즈, 상록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우리들이 어린 시절부터 성년이 되기까지 탐독했던 익숙한 책들이 언급되어 있다.

고전 작품을 평범한 우리의 일상(日常)과 접목하여 읽는 이를 절대로 부담스럽지 않게 하면서, 붓 가는 대로 써내려간 다양한 주제와 색깔을 갖고 있는 에세이지만, 한 편을 다 읽고 나면 아름다운 숲을 지니고 있는 명산을 한 바탕 산책하고 온 느낌이 든다.

‘문학의 숲’을 명산으로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얻은 결과가 아닐 것이다. 산책의 마무리 길에서 수십 번 넘어지고 일어섰다는 필자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았다는 저자가 쌓은 내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학의 숲을 감상하면서 2009년에 펼쳐질 대전교육의 숲을 생각한다. 얼었던 물이 풀리고, 숲을 아름답게 수놓을 나뭇잎과 새싹들이 새로운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하듯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세계인 육성을 위한 대전교육 주요업무 계획 추진이 시작되었다. 이제 봄이 오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대전교육 사업들이 더욱 바쁘게 추진될 것이고, 여름 산의 숲이 무성하고 가을 산이 아름답듯 훌륭한 교육 결실들이 대전교육의 숲을 가득 채울 것이다.

2009년 대전교육의 숲을 장식할 세 가지 특색사업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고교 특색 살리기 3대 프로젝트 사업이다. 효율적인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고품질의 특색 있는 학교 교육을 만들고 사교육 제로학교 운영으로 사교육비 경감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스쿨 업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 및 학교 선호도 제고를 위해 지원활동을 벌인다.

다음 하나는 수학교육 빌드 업(Buildup Project) 사업이다. 초·중등학교 수학교과 기본학습 능력 신장을 위해 초등수학 문제은행 운영과 중등수학교사 전문성 신장 활동을 지원한다. 영어 공교육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함께 어우러져 추진되어야 할 수학교과 사업이기에 의미가 깊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대전 진로교육 사업이다. 대전은 명예진로설계사 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여 지역사회 및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진로교육 인프라 구축을 해 왔다. 올해도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 적용을 통해 21세기 다양한 직업 세계를 창조해 나갈 우리 학생들의 진로설계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해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춘이 지나고 머잖아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올 것이다. 아직은 깊은 산골짜기의 얼음이 녹지 않았고 바람 끝이 차서 등산객은 마지막 겨울 등산을 즐기고 있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이라고 한다. 겨울 눈꽃이 덮인 산능성이를 타며, 미끄러지는 눈길에 자신의 몸을 맡기고 순백의 대자연을 감상하는 맛을 즐기기 위해 추위와 오르막 빙판길을 오르는 수고를 감수한다고 한다. 어려운 교육환경 속에서도 2009년 대전교육의 숲을 아름답게 수놓기 위해 빙판길을 오르듯 최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대전교육가족에게 마지막 겨울 산 순백의 절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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