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따라 현대인들이 받는 사회적 스트레스 증가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대전 및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제난이 계속 가중돼 온 최근 3년 동안 강ㆍ절도, 살인, 강간, 폭력 등 5대 범죄가 증가세에 있다.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강력범죄가 예전보다 더욱 잔인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7명의 부녀자를 뚜렷한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한 것에서 이 같은 현상을 읽을 수 있다.
지난 2일 연기군에서는 1000만 원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버지를 마구 때려 살해하려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의 용의자 A씨는 부친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폭행을 중지할 정도로 잔인함을 보였다.
지난달 말 서산에서는 가출한 아내로부터 받을 돈이 있던 친구와 함께 자신의 장모를 찾아가 아내를 찾아달라고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장모를 살해한 남성이 붙들리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범행 동기가 경제난에 얽혀 있으며 잔인하게 극단의 상황으로 연결됐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난이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면서 강력사건 발생을 부채질하고 그 양상도 더욱 잔인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며 “예컨대 (똑같은 사람이) 호황기 땐 남의 물건에 손을 안 댈 수도 있겠지만, 불황 속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남의 재산을 탐할 수 있다”며 “또 극도로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상황에서는 범죄가 잔인해지며 더욱이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촉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도 ‘한국의 연쇄살인’이라는 저서에서 연쇄살인 이유를 분석하면서 “사회적 스트레스가 개인적 문제와 결합하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사고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을지대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는 “경제난으로 심리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는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과격하거나 잔인한 행동이 자주 표출된다”며 “개인적으로 실직 등 어려움이 있을 때 그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건강 또는 학습 등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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