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간 내려온 '유향계'는 마을의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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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간 내려온 '유향계'는 마을의 자산

[동네토크-유천2동]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2-03 23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도심에서 500년 전통의 마을공동신앙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곳은 우리 동네뿐 일겁니다.”

본보 인터넷방송국(JDTV)이 대전지역 각 동을 순회하며 마을을 소개하고 다양한 주민 목소리를 듣는 ‘동네토크’ 유천2동 편에서 주민들은 전통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동네 자랑을 쏟아냈다.

이상옥 유천2동장은 “유천동은 보문산을 배산으로, 유등천을 임수로 해 500여 년 전 마을이 형성되고 버드나무가 수려한 절경을 이뤄 동네이름이 버드내 즉 유천(柳川)으로 불리던 곳”이라며 “비옥한 평야지대에서 논농사가 발달했으며 ‘유향계 정신’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서로 돕고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천2동은 지난 연말 주민센터 내에 ‘유천역사관’을 개관하고 산신제와 버드내거리제, 보싸움놀이, 유향계 정신 등을 소개하는 영상과 홍보자료를 설치하고 주민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신제보존회 김영환 사무국장은 “산신제는 마을 공동체 신앙으로 선조들은 가을 추수가 끝나면 천지신명께 감사의 뜻을 표하고 동짓달에는 마을 전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며 “1997년 대전시무형문화재 4호로 지정됨으로써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 동네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버드내거리제에 대해 박수웅 버드내거리제 보존회장은 “동네 수호신인 500년 전통의 수문장(주민센터 앞에 있는 선돌)을 모시고 거리제를 지니는데 마을 입구를 지켜온 선돌은 원래 하평 돌다리(현 태평초교 앞)에 있었지만 도시개발로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지금은 주민센터 앞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버드내거리제는 2월 9일 오전 9시 주민센터 앞에서 치러지는데 제관은 거리제 한 달 전부터 금욕생활을 하는 등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한다.

유천 2동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버드내보싸움놀이인데 과거 유등천 제방 주변에 축조된 보를 둘러싼 마을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재구성한 놀이로 박원조 보싸움놀이 운영위원은 “물 부족으로 보싸움을 하고 또 추수 후 답례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주민 화합을 다지는 놀이로 1998년 전국민속놀이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했다.

한편 이유희 주민자치위원장은 “산신제와 거리제, 보싸움놀이 등 전통문화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유천동만이 가진 유향계 정신 때문”이라며 “동네계인 유향계 회의록과 회원명부, 금전출납부 등이 1953년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옴으로써 귀중한 동네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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