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는 경기 불황 속에 가게를 빼라는 것은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는 주장이며 관리사무소 측은 가게 때문에 주민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어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5년 전부터 김상돈(53)ㆍ박은경(53ㆍ여)씨 장애인 부부가 이 아파트 입구에서 운영해 오고 있던 과일가게를 도시가스 매설공사로 인해 이전이 불가피 하다는 관리사무소측의 요구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러자 대전지체장애인협회 중구지회(지회장 장순종)도 김 씨 부부을 돕기 위해 나섰다.
중구지회는 2일 중구 태평동 삼부프라자 앞에서 “장애인 생존권 위협하는 관리사무소 및 동대표 회장은 각성하고 사과하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장애인협회는 이날 집회를 통해 “김씨가 운영하는 과일가게는 주민들에 편의를 제공하고 수익금 10% 정도는 봉사활동에 지원하는 등 좋은 일도 하고 있다”며 “이 엄동설한에 나가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협회는 이어 “관리소측에서 갑자기 전기를 끊어 과일이 얼어 상했고 얼마 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한지 얼마 안 된 부인 박씨는 급성폐렴까지 걸려 119 응급실에 실려 갔다”며 “끊긴 전기를 원상복구하고 장사를 계속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관리사무소측와 동대표의 입장은 완강하다.
관리사무소와 동대표 측은 “80~90%의 주민동의를 얻어 추진하는 도시가스 공사가 과일가게로 인해 중단돼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민들 대부분이 과일가게 운영을 반대, 하루빨리 이전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까지 불사 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이들은 “5년전 계약서를 쓸 당시에도 주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지금에 와서 나가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다”고 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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