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부흥운동을 평정한 당나라 장수 행적을 담은 비석이 국가 지정 문화재 이지만 부여 사택지적비를 비롯한 왕흥사지 출토 사리구, 부소산성의 금동광배 등 우수 문화재들은 문화재 지정없이 방치돼있거나 가치에 비해 평가절하 되고 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사택지적비의 경우 백제시대 만들어진 유일한 비석으로 중요한 금석문 희귀 자료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택지적비는 국가 지정 문화재가 아닌 시도지정문화재로 충남도지정 제101호로 지정돼있다.
부여군과 충남도가 문화재청에 등급조정을 추진했지만, 소유자인 국립부여박물관이 등급조정 신청을 하지 않아 국보급 문화재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공주대 이해준 교수는 “당유인원 기공비의 경우 삼국사기, 삼국유사 외에는 백제와 관련된 기록이 없기 때문에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는데 의미를 둔다는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 것 같다”며 “그러나 사택지적비등 지역에는 가치에 비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가 많아 이에대한 검토와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2007년 9월 백제시대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최초 사리구의 경우도 국보급 문화재 지정이 확실시 돼왔으나 아직까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
왕흥사지 사리구는 금제사리병과 은제사리병, 청동제사리함 등 3개 세트로 구성된 사리구로 복원 등 처리 절치가 필요없을 정도로 완벽한 상태로 출토했지만 문화재 지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는 6세기경 백제에서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금제사리병이 사용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돼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
부여군 관계자는 “이들 문화재 등은 국보급 문화재로 손색이 없지만 가치나 희귀성에 비해 문화재 지정이 미뤄지거나 낮게 평가되고 있는 상태”라며 “문화재 비용 지원 등의 문제를 떠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형문화재의 경우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가 있으며,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 보물, 사적 등의 중요도에 따라 선정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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