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 서동설화 재논의 여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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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 서동설화 재논의 여지있어"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30 23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속보>=백제 최대 규모의 사찰인 미륵사 창건주가 백제 무왕이 아니라 무령왕이며 ‘서동설화’의 주인공 역시 무령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는 본보 보도에 대해 미륵사지 서쪽 석탑 발굴을 주도한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다양한 학설들로 재논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 소장은 29일 “삼국유사가 야사(野史)이고 삼국이 통일된 지 수백 년 후에 쓰여 졌기 때문에 100%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번 발표는 미륵사지 서쪽 석탑에서 나온 유물들을 공개하면서 사리함과 함께 봉안한 사리봉안기 원문만 공개한 것으로 심포지엄 등 본격적인 학술 연구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미륵사 창건주에 대해서도 김 소장은 “무왕창건설과 동성왕창건설, 무령왕창건설 등이 있는 만큼 기해년(己亥年)을 무왕 40년인 639년으로 단정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관련 사료들을 가지고 학자들 간 충분한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다만 삼국유사 기록에 백제 무왕 때 지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연못의 존재도 확인됐으며 발굴된 기와 편년으로 보아 무왕 대인 7세기 초로 보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경주 황룡사지보다 넓은 절을 짓는 데는 적어도 20~30년은 걸렸을 것인데 무왕의 재위기간(600~641)이 41년으로 무왕 초기에 건립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김봉건 문화재연구소장
▲ 김봉건 문화재연구소장
출토 유물의 의미보다 ‘서동설화 허구론’에 언론의 초점이 맞춰진데 아쉬움을 표한 김 소장은 “40여년 재위한 무왕의 왕비가 여럿일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이번 발굴된 서쪽 가람은 백제귀족의 딸인 왕후가 짓고 중원은 선화공주가 세웠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실제로 가운데 목탑과 동·서탑은 양식도 다르고 시대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전통문화학교 이도학 교수도 “사리봉안기만으로 서동설화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미륵사는 한 왕비 집안의 불사로 지은 사찰이라기보다 백제의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지은 국찰(國刹)로 봉안기의 백제왕후는 무왕이 선화공주가 세상을 떠난 뒤 새로 맞이한 왕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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