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화약고 또 터졌다

‘도심 속 화약고’가 또 터졌다.
28일 천안에 있는 모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 모델하우스 1개동을 전소시키고 옆 오피스텔로 옮겨 붙는 아찔한 광경이 연출됐다. 이날 불로 인근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으며 시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천안 모델하우스 화재=28일 오후 3시 48분께 천안 서북구 성정동 G건설 5층짜리 모델하우스에서 불이나 건물 내부 3500㎡를 태운 뒤 1시간 30분여 만에 진화됐다.

불이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26대와 소방관 242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모델하우스 안에서 근무 중이던 20대 여성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입구에서 갑자기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재산피해 규모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문제점=모델하우스는 화재의 취약한 목재나 합판 등 가연성 물질을 실내장식물로 사용하고 있어 불이 날 경우 순식간에 재산 및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모델하우스는 건축법이나 소방법상 별다른 제재를 받고 있지 않는 허점이 있다.

건축법상 가설건축물로 분류돼 있고 별다른 시설 기준 없이 견본주택 기준에 따라 관할 구청에 신고만 하면 돼 있기 때문이다.

축조 연한 2년의 가설건축물로 신고돼지만, 사실상 기한 연장을 통해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도 모델하우스 화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허술한 관리 체계 때문에 모델하우스 화재는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9월 9일 오전 11시31분께 서구 둔산동 J건설 모델하우스에서 불이나 3억8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앞서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8시 40분께에는 대덕구 덕암동 S건업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나 2층짜리 모델하우스 1개동(1300여㎡) 등을 태운 뒤 9억 4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50여 분만에 꺼졌다.

▲대책=전문가들은 모델하우스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려면 소방시설 기준에 대한 법제화가 시급하고 초기 진화를 위한 상주인력 배치를 주문하고 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충남에 34개 모델하우스가 있는데 아직 모델하우스 등 가건물에 대한 소방시설 기준 등의 법제화가 되지 않아 소방방재청에서 법제화를 추진 중에 있다”며 “소화기 이상의 소화시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고 법제화가 되면 지속적인 감시 등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방대책에 대해 “모델하우스 등의 가건물은 야간이나 사람이 없을 경우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한번 발생하면 순식간에 불이 번져 초기 진화가 필수”라며 “인원이 항시 배치해있어야 하고 자체적으로 수시 점검과 초기대응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제일ㆍ 김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