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겨울 뜨락에 날리는 부메랑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윤희]겨울 뜨락에 날리는 부메랑

[교육단상]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28 20면
  • 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
추운 날에도 식지 않고 잘 도는
내 피처럼만 내가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내 살만큼만 내가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면.
내 뼈만큼만 내가 곧고 단단한 사람이었으면.
....

▲ 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
▲ 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
계절답지 않게 따스한 날, 온기 있는 시 한편을 읽다가 자신을 내려다본다. 나는 몇 점쯤 될까. 한 80점? 곧고 단단하기에는 자신이 없다. 그럼 내 주변에는 얼마나 될까? 우리 교정에는? 물음표의 끝이 직업의식으로 이어지는 습관 때문에 제자리로 돌아오다가 그들도 어쩌면 나와 비슷한 점수가 되지 않을까 진단해 본다.

인간은 본시 착하다는 성선설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피가 따뜻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나는 선생님이다. 청춘예찬에서 민태원님은 ‘청춘의 피는 끊는다.’고 했다. 오늘 읽은 시에서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곧고 단단한 사람이 아름다운 어른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내가 더 채워야 할 것은 곧고 단단함. 즉 차가운 이성이라고 나름대로 진단해 본다.

우리 조상들 중에는 곧고 단단한 사람들이 많았다. 흔히 대쪽 같다는 표현이 합당한 사람들이다. 옳은 것을 위해서 곧고 단단하게 정진한 사람들. 이 작은 땅에 오천년 역사가 가능했던 것도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뉴스나 신문을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때가 많다.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될 때는 이대로 세상이 끝나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기도 한다.

저마다 목소리가 달라서 무엇이 진정한 가치나 이념인지 혼돈 속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문제와 상관없이 세상은 마치 단거리 선수처럼 빠르게 달리고 있어서 우리는 결국 불감증 환자가 되어버린다. 남북이 총부리를 맞대고 있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들이 당사자들이라는데 외국인들은 우리 민족이 연구의 대상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내일이 없다고 염세주의자들은 외면해버리고, 밝은 내일을 위하여 소리 없이 정진하는 이들도 있어서 우리의 내일은 저마다 다른 조명을 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훌륭한 리더를 그리고 있다. 리더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곧고 단단한 사람이라는 검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름답기만 해서도 안 될 것 같다.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문제해결의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진하거나 후퇴하게 될 것이고, 훗날 그들의 이름을 빛내거나 오염시키기도 할 것이다.

2009년 1월에 며칠 간격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같이 취임한 우리 교육감님은 어떤 리더가 될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물음표가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 나는 몇 점 쯤 될까? 내 점수를 높이는 것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 길이라는 결론이다. 겨울 뜨락에 돌아온 부메랑이 흰눈처럼 나부낀다. Congratulations! 축하의 노래도 함께 흩날린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