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씨는 "아버지가 시중가 20만원하는 온수매트를 구입한 이후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걸 알고 반품하려했다"며 "그러나 판매자에게 연락했지만 구입당일 자신들이 직접 가정에 설치해 줬다는 이유로 반품을 거절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노인을 상대로 하는 악덕상술이 노인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다.품목도 건강보조식품에서 온수매트·상조상품에 이르기까지 가지 각색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안씨만 교묘한 악덕 상술에 피해를 본 것은 아니다. 서구 변동에 사는 김 모(40ㆍ여)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며칠 전 어머니가 동네 행사장에 가서 흑삼엑기스를 36만원에 구입했는 데 제품이 몸에 맞지 않아 반품 할 목적으로 다시 행사장에 방문했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고 황당해 했다.
서구 내동에 사는 정 모(50)씨도 "누나가 동네 할머니 200여명과 함께 상조상품에 가입, 선 납입금으로 98만원을 지불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며 "판매원이 밥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줘 누나가 미안함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가입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22일 대전주부교실에 따르면 지난해만에도 256건이 노인을 대상으로한 ‘악덕상술’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올 들어서도 행사장에서의 방문판매 피해만 하루 3~4건 가량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피해사실을 숨긴 것까지 감안하면 피해사례는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는 제품설명회에서 여흥을 제공한다며 노인들을 전시장 등에 모은 뒤 팔다리 등을 안마해주다 비싼 건강관련식품을 강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덕 상인들은 최근 들어서 고가의 온수매트, 상조상품 등도 서민들의 지갑을 유혹하는 미끼로 내세우고 있다.
물건을 구입한 후에는 값이 너무 비싸거나 가족들의 반대로 구입을 후회하지만 해약방법을 잘 몰라 피해가 늘고 있다.
주부교실 관계자는 “사은품이 과다하면 판매가 목적임을 숙지하고 구입가격, 연락처 등이 명시된 영수증이나 계약서를 받아 두는 것도 피해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문판매의 경우 14일 이내 반품이 가능하다"며 "악덕상술에 피해를 입었다면 이를 자식들에게 알리고 관계기관에 신고해 더 이상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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