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는 “회사 사정으로 올해는 명절 보너스도 지급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이번 설에는 혼자 편안히 휴식이나 취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불황이 고향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발길 마저 붙잡고 있다. 경제 상황으로 기업들은 예년해 비해 명절 휴가일수를 늘렸지만,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각종 경비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귀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명절을 앞두고 전국의 100인 이상 기업 25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30.2%가 올해 설 연휴를 전후해 추가 휴일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기업 중 13.6%가 지난해에 법정공휴일 외에 추가 휴일을 실시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 수 기업들이 경제 위기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따라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휴가 일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이러한 휴가일수 확대에도 귀성을 포기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진 것은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17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2.2%가 이번 설에 ‘고향에 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 중 41.4%가 ‘지출 비용 부담’을 고향에 가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또 이번 설에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직장인 중 30.5%는 지난해에는 고향에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황의 여파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경총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설에 각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1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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