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에 대학가 상권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대학가 상권의 붕괴는 휴·폐업 업소의 증가와 더불어 학자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품귀 현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본보 취재팀이 찾은 유성구 궁동에선 이 같은 대학상권의 붕괴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궁동은 충남대를 비롯 카이스트, 목원대, 한밭대, 침례신학대, 대덕대 등이 인근에 위치, 대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올해 들어 2곳의 일반음식점이 폐업신고를 한 것을 비롯 최근 2년간 일반음식점만 40곳이 폐업신고를 냈다.
이곳에서 만난 상가주인들은 이 같은 수치를 대변하듯 울상이었다.
지난 2002년부터 호프집을 운영해 왔다는 조모(53)씨는 “개업 당시엔 오후 4시에 문을 열어 오전 6시 이후까지도 영업을 했는데, 이제 새벽 2~3시쯤이면 문을 닫는다”며 “알바생 역시 당시의 반 정도도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 살 깍기식’의 가격하락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타지역의 노래방 평균 가격이 시간당 1만원이 넘지만, 이 지역 노래방 대부분은 주간 4000원, 야간에도 1만원을 넘는 곳이 거의 없다.
PC방 역시 보통 시간당 1000원에서 1200원 하는 타 게임방과 달리 600원을 넘는 업소를 찾기 힘들었다.
궁동에서 5년간 PC방을 운영해 왔다는 A씨는 “모든 업소들이 가격을 낮춰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췄지만, 제 살 깎아 먹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궁동 못지 않은 큰 상권이 형성된 한남대 인근 오정동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곳 역시 지난 2년간 72곳의 일반음식점이 폐업 신고를 냈으며 바로 옆 홍도동도 2007년과 2008년 사이 21곳의 일반음식점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가 상권위축은 소위 ‘알바’를 구하려는 대학생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기존엔 방학이면 고향에 내려가는 상당수 학생들로 인해 알바 구하기가 쉬웠고 상가 주변엔 알바생을 구한다는 전단지가 많이 붙어 있었지만, 이날은 알바생을 구한다는 전단지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남대를 졸업한 박주형(26)씨는 “대학 다닐때는 다양한 업종들이 있었고 원하기만 하면 알바를 구하기도 쉬웠는데 얼마 전엔 대학가인데도 불구, 서점조차도 없어졌다”고 위축된 상권 사정을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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