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위해 5억건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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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위해 5억건물 내놨다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20 5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국내 체류외국인이 100 만명을 넘어서며 다인종·다문화사회로 변화되는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대전의 한 독지가가 열악한 환경 가운데 일하는 이주 노동자와 여성들을 위해 기아대책에 건물을 기증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기아대책 대전지역본부(본부장 박무행)가 올해부터 이주여성을 위한 쉼터를 대전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 독지가는 5억원 상당의 자신의 건물 이외에도 리모델링비를 포함, 4000여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특허청을 퇴직한 공무원 박창훈씨와 주은령씨 부부가 기아대책대전지역본부에 이주여성들의 쉼터로 사용해달라며 건물을 기탁했다.
▲ 특허청을 퇴직한 공무원 박창훈씨와 주은령씨 부부가 기아대책대전지역본부에 이주여성들의 쉼터로 사용해달라며 건물을 기탁했다.
이 화제의 주인공은 거액의 건물을 기증하면서도 극구 자신이 알려지는 것을 사양하면서 소외된 이주민들을 위해 잘 활용해줄 것을 부탁하고 돌아갔다.

뒤늦게 기아대책본부를 통해 알려진 이 독지가는 28년간 특허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정년퇴직후 변리사 개업을 준비중인 박창훈씨와 주은령씨 부부다.

외국어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한 박씨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부인 주씨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평소에도 근검절약해 모든 돈으로 해외 선교사들을 위해 후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자동차도 없이 지금껏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 흔한 핸드폰조차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밴 박창훈씨는 공무원 재직시 한푼 두푼 모았던 돈과 퇴직금으로 장만한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기아대액에 기탁했다는 것. 기아대책에 따르면 박씨는 “국제적인 경험이 많은 기아대책기구에서 이제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눈을 돌려 이들을 섬기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풀어달라”고 전해왔다.

기아대책본부 박무행 본부장은 “독지가분의 의지에 따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실태를 파악해 지역사회와 이들을 위해 어떤 섬김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약 2200여명의 다문화가정이 거주하는 대전지역에 이주여성을 위한 쉼터가 전무하다는 시급성을 발견하고 이들을 위한 보호와 재활 목적으로 이주여성쉼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가정 내 폭력으로 인해 쉼터를 찾는 이주여성들의 권익 보호와 안정된 정착을 위해 이주여성들이 겪는 갈등과 소외 문제를 지속적으로 사회에 알리고 이들에게 더욱 포용적인 사회가 되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해 모범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기아대책(Korea 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은 지구촌 굶주린 이웃에게 ‘식량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 1971년 창립된 국제 기독교 구호단체로, 전 세계 58국에서 525명의 기아봉사단과 3500여명의 해외스태프가 긴급 구호와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조직이다. 국내에서는 160여개의 시설을 운영하며 지난해 12월 충남대병원과 긴급구호 및 의료봉사를 위한 협약을 통해 우간다 소녀 ‘사라 아그완’양을 충남대병원에서 이하선암 수술을 받도록 한 바 있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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