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인 화재예방 활동은 물론 화재시 진화 및 대피 도구를 사용 가능상태로 관리했어야 했다. 업주 및 종업원은 화재시 손님을 우선적으로 대피시켰어야 했다. 이런 것들이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인명을 경시한, 기본을 무시한 처사로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후속조치와 관련해서도 비교하기는 다소 어색하지만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9.11 터러시 구조작업을 벌이다 숨진 소방관 340여명의 용기와 희생정신, 즉 관련자들의 직업정신을 거울삼아야 할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조급하다. 준비보다 결과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빨리빨리’문화가 문제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공공장소에서 용무를 볼 때도, 버스/기차 승하차시에도, 그리고 각종 사업 추진시에도 우리는 늘 서두르는 습성이 있다. 물론 초를 다투는 업무도 있다. 인정 한다. 그러나 서두르다 ‘사전 준비’라는 기본을 망각하고 결정적인 과오를 범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도 기본을 망각한 국가나 개인은 망했고, 충실한 국가나 개인은 성공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 당시 군사력도, 정치적 입지도, 전투장비 및 물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서 이 순신 장군이 23전 23승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수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작전지역 정찰 및 숙지, 교육훈련, 전투장비 및 물자 준비 등 오직 전투만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군인으로서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반면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명언을 남긴 프랑스의 전설적인 영웅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시 독단과 자만심에 빠져 식량 및 월동준비 등 전쟁에서 기본인 군수지원을 경시하고 준비를 부실하게 한 결과, 러시아 군과의 전투에서 대패하여 국가의 운명을 패망의 길로 추락시켰다.
공부도, 운동도 그리고 크고 작은 모든 조직의 운영도 기본이 중요하다. “잇몸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의 원인 중에는 건축공사(建築工事) 또는 시설 관리시 기본을 무시한 일면도 있을 것이다.
동양에는 ‘충어근본(忠於根本)’이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는 ‘Back to basic’이라는 말도 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이다. 기본이 튼튼해야 개인도 조직도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바쁠수록 어려울수록 상하좌우 살피며 가는 여유가 필요한 시대다.
이번 부산 노래방 화재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고,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보자. 혹시 기본을 망각하고 서두르다 낭패 볼 수 있는 일은 없는지. 끝을 보되, 현실을 직시하고 기본부터 튼튼히 다지자. ‘나부터, 주변부터, 지금부터’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