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자신의 우월한 조건을 내세워 게으름을 피우지만 거북이는 느린 걸음걸이로 쉬지 않고 묵묵히 노력한 결과, 토끼보다 먼저 정상(頂上)을 밟는다.
▲ 김낙현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 |
그러나 대전 컨벤션 산업의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면서 ‘거북이’의 은근한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해 대전에서 국제회의 30건, 국내회의 192건 등 총 222건의 행사가 열렸고, 해외 3800명을 비롯해 약 9만 5천명이 참가해 약 500억원의 직접 소비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컨벤션센터가 개관하기 전인 ‘07년도와 비교하면 국제행사는 129%, 국내행사는 1530%가 증가한 실로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컨벤션 산업은 외화획득, 고용창출, 재정수입증대, 국제수지 개선 등의 경제적인 효과 이외에 국제회의 대행업, 호텔, 항공사, 여행사 등 회의 관련사업의 발전을 가져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장점을 지닌다.
최근 컨벤션 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의 경우,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세계 컨벤션 중심국으로 부상(浮上)한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국가 중점사업으로 지원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단순한 쇼핑과 관광에서 한 발 나아가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Insentive), 컨벤션(Convention), 전시와 이벤트(Exhibition & Event)를 하나로 묶는 ‘MICE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미래산업으로서의 기회를 선점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이러한 국제 환경을 고려 할 때 컨벤션 산업의 성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경쟁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인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컨벤션 산업이 체계적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련시설의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대전의 컨벤션 인프라는 타 시도에 비해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컨벤션센터의 기능을 보완하는 대규모 전시장의 증축은 물론, 행사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숙박시설의 건립과 차별적인 관광연계 프로그램도 시급히 개발되어야 한다.
대전시는 올해를 ‘컨벤션 도약의 해’로 정하고 IAC총회, 세계아시아학자총회(ICAS), 케이블TV 국제방송전 등 총 250건의 국내외 행사를 개최해 약 11만명의 참가자를 유치, 610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컨벤션 산업을 21세기 미래산업으로 육성시키고자 하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바야흐로 국제화 시대이다. 대전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도시마케팅은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대전발전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른 컨벤션 산업이 지역경제의 효자(孝子)가 될 수 있도록 쉼 없이 전진하고 있는 대전 컨벤션 ‘거북이’를 위해 온 시민이 관심과 성원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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