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감으로 학군을 비롯해 주변 상권, 교통여건 등을 고려한 시각보다는 풍수지리를 통한 맥 찾기가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풍수지리적인 요소를 가미한 아파트 분양 컨셉트를 통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가 하면 풍수지리 관련 모임도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구매 의향이 있는 부동산에 대한 풍수지리학적인 문의도 빗발치고 있어 풍수지리학을 공부하는 부동산공인중개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 대전 서구 흑석동 배산임수 지형도. |
그동안 미신이나 토속신앙 쯤으로 여겨졌던 풍수지리학이 현대 부동산 시장에 접목되면서부터 부동산의 평가 방법에도 차이가 생기고 있다.
경매물건이나 매매가 잦았던 부동산에 대한 풍수지리학적인 단점을 찾아낸다거나 구매 예정인 부동산의 향후 가격변화 가능성을 알아보는데 ‘명당’의 조건이 추가되는 등 부동산 시장에도 풍수지리가 입지를 굳히고 있다.
▲풍수지리학과 접목된 개발 및 인테리어= 최근 대전지역에서도 학하지구가 풍수지리학적인 개발로 지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학이 내려앉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는 학하지구. 계룡건설은 ‘학이 뛰노는 최고의 명당’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올해 초 분양시장을 두드린다. 이와 함께 현대인들의 감각을 최대한 살려 풍수 인테리어 역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침대는 방문을 바라보게 배치한다’를 비롯해 ‘책상 위치가 성적을 좌우한다’,‘조명은 밝아야 잘 산다’, ‘뻐꾸기 시계는 기의 흐름에 좋지 않다’등의 풍수 인테리어 철칙(?)에 대한 소개는 이미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정주부 김미영(대전 중구ㆍ47)씨는 “첫째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데 공부가 잘 될 수 있도록 집안 가구배치를 바꿔 볼 생각”이라며 “침대 위치, 잠 자는 방향 등 모든 게 신경이 쓰여 인터넷을 찾아가며 좋다고 하는 것은 모두 시도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풍수지리학회, 현지답사 동호회 통한 실전경험= 건설ㆍ부동산 시장에서 풍수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듯 지역에서도 풍수지리학회를 비롯한 다양한 동호회가 생기고 있다.
풍수지리학 강의와 병행해가면서 학문적인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동산에 대한 풍수지리학적인 분석도 병행하고 있는 모임이 많다.
주말을 이용해 동호회원들이 함께 현장답사에 나서며 실전 풍수지리 경험을 쌓고 있기도 하다. 분묘에서 시작해 개발 가능성이 있는 토지, 높은 지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 등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이들은 ‘돈이 되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도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부동산공인중개사들 역시 풍수지리학 공부에 여념이 없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문의가 최근 들어 풍수지리학적인 차원으로 급상승(?)했다는 한 공인중개사는 상담을 위해 수십만원의 수업료를 들여 풍수지리 수업을 수강하는 실정이다.
대전정통풍수지리연구학회 관계자는 “풍수지리가 현대 부동산에 끼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불안한 경기에 명당을 찾아 희망을 얻기 위한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풍수지리에 대한 관심은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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