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까지 주식상품으로 60%의 원금을 잃은 김상수(대전 서구 갈마동ㆍ36)씨는 남아있는 주식을 처분하고 안정적인 금융권 예금쪽으로 눈을 돌렸다. 예금상품을 찾던 중 김씨의 관심을 끈 것은 제2금융권의 고금리 예금상품이었다.
기준금리의 하락세에 맞춰 예금금리를 낮추는 시중 은행과 7%대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에 김씨의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섰다. 예금자보호가 되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예금상품이 5000만원까지 보호를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씨로서는 해당 금융사에 문의한 뒤 새로운 계좌를 만들 생각이다.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시중 예금상품으로= 출렁이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금이 시중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인하로 현재 기준금리는 2.5%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큰 폭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제2금융사에서는 단기 고금리 예금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대전지점을 개설한 세종저축은행은 지난주 연 7.9%의 특판 예금을 지역민들에게 선보였다. 5~6%대 전후인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구 둔산동 미래상호저축은행도 연 7%의 예금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제2금융사들은 제1금융권과의 경쟁과 경기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한시적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모든 예금상품이 예금자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금상품의 보호여부를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금보호 상품에는 무엇이 있나= 금융기관이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경우 해당 예금자는 물론 전체 금융제도의 안정성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예금자보호법이 제정됐다.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예치자들은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가 있다.
현재 예금보호대상 금융기관은 은행 17개를 비롯해 증권회사 46개, 보험회사(생명보험 15개, 손해보험 15개) 30개, 종합금융회사 2개, 상호저축은행 및 상호저축은행중앙회 107개 등 모두 202개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보통예금을 비롯해 기업자유예금, 별단예금, 당좌예금,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청약부금 등이 보호를 받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특정금전신탁 등은 보호대상이 아니다.
증권회사에서는 금융상품 중 유가증권과 자기신용대주담보금, 신용거래계좌 설정보증금, 원금이 보전되는 금전신탁 등이 안전한 대신 유가증권, 간접투자상품(수익증권, 뮤추얼 펀드 등), 증권사 발행채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금융상품은 예금보호를 받지 못한다.
보험회사에서도 개인이 가입한 보험계약이나 퇴직보험계약이 안전한 상태. 종합금융회사의 발행어음과 표지어음은 물론, 상호저축은행의 보통예금, 저축예금 등도 예치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외화예금도 보장이 된다. 외화예금을 가입한 은행이 파산하면 해당 예금을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해준다. 한도는 외화예금과 원화예금을 합해 1인당 금융회사별 5000만원까지다. 외화예금은 예금자 보호를 따질 때 해당 통화 기준이 아니라 원화 기준으로 환산한다. 외화예금에 가입한 후 3년 만에 은행이 파산했다면 3년 전 가입 당시 환율이 아니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불안한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예금이나 다른 금융상품을 잘 따져봐야한다”며 “하지만 예금보호여부에 따라 해당 금융상품이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흐름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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