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집필 동기도 노무현 때문이었다. 기사만 올리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주르르 달리는 댓글 때문이다. 하다하다 이동국이 골 못 넣고 골대 맞혀도 노무현 때문이다. 노무현이 이제 MB(이명박 대통령)로 대상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대통령 탓이다. 대통령도 씹는데 성역은 없다. 잘 나가는 상사나 촉 떨어진 상사나 질겅질겅 씹어댄다.
땅콩이나 오징어보다 더 좋은 안주가 상사 씹기다. 경제학적으로 땅콩, 오징어, 직장상사는 맥주의 보완재이다. 보완재란 자동차와 휘발유, 커피와 설탕, 빵과 버터와 같이 둘 이상 재화를 사용해 효용을 얻는 재화를 말한다. 그냥 ‘바늘과 실’을 생각하면 된다.
총각무(뿌리가 잔 어린 무)로 담근 총각김치가 총각김치인데, 짝퉁 천국 중국에서는 이걸 ‘처녀김치’라 하여 판다. 고춧가루나 마늘 등 양념류 값이 치솟으면 총각무를 덜 담근다. 보완재다. 총각무 값이 뛰면 배추김치로 대체한다. 서로 대체재다. 쌀과 빵, 고기와 생선,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대신 사용 가능하다. ‘꿩 대신 닭’이 대체재다.
이러한 구분은 소폭(소주+맥주), 오십세주(소주+백세주), 소설주(소주+설중매)처럼 동반상승하는 경우는 좀 모호하다. 미국에서는 도수가 다른 진과 위스키도 다른 시장으로 분류한다. 소주와 맥주 등 대중주의 소비량은 불황 초기에 높다가 불황 터널이 길면 감소 추세로 돌아선다. 대전시건강증진사업지원단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고 걱정되는 이유다.
대전시민의 알코올 섭취량은 전국 16개 시·도 중 최고였다. 시민 1인당 하루 평균 소주 10g을 마신다. 강원도는 4.8g으로 가장 적게 마셨다. 대전에서도 음주량은 대덕구가 더 많고 동구는 좀 적다. 덩달아 대전 청소년까지 많이 마신다. 서울 성북구나 부산 연제구처럼 절주조례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유행이 술 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려서 술 심부름 다니던 1960년대는 막걸리 점유율이 80%를 넘었다. 올해는 어떨까? 무슨 술을 마시든 적게 마시고, 또 대통령 탓만 하지 말자. 공주의 아들 박찬호의 눈물도 MB 때문, 그녀가 떠난 것도 MB 때문, 대전시민을 술 마시게 하는 것도 MB 때문…. “이게 다 MB 때문이다!” /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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