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직장인 이모(38)씨 역시 비슷한 사정이다. 명절 상여금은 고사하고 올해 임금마저 동결돼 명절때마다 지인들에게 전하던 선물을 올해는 생략할 계획이다.
직장인들이 그 어느때보다 ‘추운’ 설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경제 한파의 영향으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명절 상여금을 축소할 계획이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가 한층 얇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취업포털 사이트인 ‘커리어’가 최근 전국의 고용인원 300인 미만 중소기업 465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 중 올해 설 보너스나 선물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4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0개 중 절반 이상이 올해 명절 보너스 지급 계획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명절 보너스 지급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기업 중 절반 이상인 58.5%는 지난해 명절 보너스 또는 선물을 지급했던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의 영향을 실감케 하고 있다. 또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기업 중에서도 35.3%가 지난해에 비해 지급 액수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254개를 대상으로 벌인 설 상여금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조사 대상의 60.3%만이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6.7%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전체적인 지급액 규모 역시 전년에 비해 18%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조사에서는 특히 대기업의 지급액 규모 감소폭이 10.1%포인트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은 감소폭이 20.2%포인트에 달해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올해 설에는 직장인들의 지갑도 쉽게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커리어에 따르면 직장인 1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지출 예상 규모를 예년 평균 28만 1000원보다 3만원 가량 줄인 24만 9000원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직장인들은 가족용돈과 선물비용 등을 가장 먼저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커리어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설 보너스를 지급하는 기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소액의 선물이나 상품권 등으로 보너스를 대체할 계획인 기업도 상당 수 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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