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안 나사렛대학교 총장 |
그 하나는 책의 서문에 있으며, 다른 하나는 책의 본문에 있는 내용입니다. 서문에 있는 바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5년간을 오로지 이 연구과제와 시름하며 이 책을 쓰는데 모든 것을 바쳐 온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참 재미있는 생각이었다. 이걸 묻어두도록 나를 유혹할 수 있는 금액이 없진 않겠지만, 1억 달러의 문턱을 넘어설 즈음 아쉽게도 길을 되돌아 내려올 시간이 되었다. 그 엄청난 금액조차도 그 정도면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진 못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교육자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가 터득해 온 것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나누지 않는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도 바로 그런 배움과 가르침의 정신에서다.” 짐 콜린스의 매력은 일차적으로 그가 가치관을 중시하는 정신입니다.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1억 달러”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가치상실의 시대이며, 오늘의 위기는 가치상실에 있습니다. 자신이 행하고 있는 바를 돈으로 쉽게 환전하는 사람들로 세상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이 천년 전의 메아리로만 들릴 뿐입니다. 가치를 중시하는 정신문화는 흥망성쇠의 가늠자입니다. 나라의 위기를 경제 불안으로만 진단하고, 국정의 목표를 이만 불, 혹은 삼만 불 등으로 수치화하는 한 우리나라는 항상 위기에 휘둘릴 것입니다. 물질문명에 앞서 정신문화를 소중하게 여길 때 우리나라가 건강하고 성숙한 나라로 발전할 것입니다. 기업이 이윤에 앞서, 기업윤리와 기업문화를 중시할 때, 학교가 명문에 앞서 설립이념과 교육철학을 귀하게 여길 때, 위대한 기업과 위대한 학교로 발전할 것이며,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물론 시민이 가치를 우선시하고 중시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나라는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짐 콜린스에게 매료된 두 번째 사항은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하여 명심하여야할 사항 8가지 가운데 첫 번째는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라는 대명제입니다. 위대한 교회, 위대한 학교, 위대한 정부, 위대한 기업이 부재하는 이유는 위대하여지고 싶은 의지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하고 안주하기 때문에 위대하여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좋기만 한 병”이 치유되지 않는 한 위대하여질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확신입니다.
우리 사회가 위기에 직면하게 된 원인들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는 “그저 좋기만 한 병”에 걸려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프리드만(Friedman)이 언급한 바와 같이 세상은 평평합니다(The world is flat). 지구촌의 한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그 지역만이 아니라 지구의 오지에 이르는 곳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평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기업과 학교와 정부가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와 인류에 공헌할 수 있도록 위대하여지기 위하여서는 “그저 좋기만” 한 상태에 안주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변화무상한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상기됩니다. 만일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으면 그 부대가 터지게 되고 그 결과 새 술은 참으로 안타깝게도 바닥에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서는 정신적 가치관을 진지하게 창출하고, 그것을 담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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