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 불... '희망'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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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소 불... '희망' 잿더미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13 1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형체도 없이 사라진 사무실을 보니 눈앞이 캄캄합니다. 간이 마비가 올 정도입니다.”

무료급식기관인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본부장 길홍철)가 11일 오후 3시경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는 사고를 입고 배현숙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 사무국장이 눈물을 글썽이며 12일 이렇게 말했다.

11년동안 소년소녀가장과 노숙인.장애인등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해왔던 배현숙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 사무국장은 12일 화재사고로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하고 간신히 몸을 추스려 병원으로 향했다.

다비다여성자원봉사회장을 맡고 있는 배 국장은 수십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 사무실을 지키며 굶주림에 허덕이는 불쌍한 이웃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고 배달해왔다.

서구 만년동 임시가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던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는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가 관리하고 있는 쓰레기집하장내 부유물 쓰레기에서 발생한 불이 인근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 사무실로 옮겨붙어 6000여명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집기류와 식기류, 기초 양념류를 비롯한 전체를 전소당하게 됐다.

본래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는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내 건물에 위치해 있었지만 전국체전을 앞두고 리모델링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적당한 이전 장소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구 만년동 엑스포남문광장 근처 하천변 조립식 임시가건물 철제 컨테이너박스에 사무실을 내고 근근이 자원봉사활동을 지속해오다 이번 사고를 당하게 됐다.

정확한 화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수사중이지만 하천관리사업소 쓰레기집하장내 부유물 쓰레기에서 발화한 점으로 미뤄 쓰레기 소각중 일어난 실수로 추정하는 의견과 담뱃불에 의한 방화 사고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배현숙 국장은 “사무국이 전소되는 바람에 최근 대전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받은 쌀 50포를 비롯해 구정때 나눠주려고 모아놓은 떡과 급식재료들, 후원자와 자원봉사자 명부와 시간표, 컴퓨터 등 모든게 다 사라져 사무실 업무가 완전히 마비됐다”며 울먹였다.

사무실 기능이 마비됨에 따라 부사동 도시락센터에서 이뤄지던 하루 160명분의 소외계층 급식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한편 사랑의먹거리운동본부는 지난 11년동안 매년 봄. 가을마다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6000여명을 초청해 엑스포남문광장 등에서 사랑의먹거리 잔치를 베풀어왔고 매년 사랑의 자선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불우한 이웃들을 도와왔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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