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이번 가뭄이 올봄까지 이어지면 농작물 재배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전지역의 강수량은 0.6㎜에 불과하다.
지난 9일까지 눈 또는 비가 전혀 오지 않다가 주말에 눈발이 약간 흩날린 게 전부다. 전달 강수량은 16.4㎜, 지난해 11월은 12.1㎜에 그쳤다.
19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동안 강수량 평균을 낸 수치인 평년값과 비교해 볼 때 극히 낮은 수치다.
대전지역 강수 평년값은 11월 51.6㎜, 12월 30.2㎜, 1월 29.7㎜ 등이다. 이같은 사정은 충남지역도 마찬가지다.
▲ 겨울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청호 인근 주민이 사용하는 한 어선이 물이 빠져 나간 호수 바닥위에 드러나 있다./지영철 기자 |
해안지방인 서산 역시 강수량이 극히 적어 이달 강수량은 0을 찍었다. 서산 1월 평년값은 29.0㎜.
지난해 12월과 11월은 각각 27.9㎜와 34.6㎜로 역시 평년값 33.6㎜, 58.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륙지방인 천안과 부여 지역도 올 겨울(지난해 11월~현재) 강수량과 평년값을 비교했을 때 강수량이 극히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말 충남 각 지역에 눈발에 날리기는 했지만 강수량은 1㎜에 불과했다.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충청의 식수원인 대청댐 수위도 낮아졌다. 대청댐 관리공단 집계 결과 대청댐의 현 저수율은 48.4%로 전년의 89% 수준에 불과하다.
대전의 대표적인 농업용수 공급처인 장태산 인근 장안저수지의 현재 저수율은 80%로 전년 동기 90%보다 10% 빠졌다.
충남도 내 947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71.5%로 전년 동기(93.9%), 10년 평균(86.1%)을 한참 밑돌고 있다. 각종 수치를 거론하지 않아도 최근 가뭄 현상은 일선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유등천 상류인 서구 복수동 하천 곳곳에는 물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낸 곳이 종종 눈에 띈다. 지자체들도 계속되는 가뭄이 자칫 농업생산과 농민들에게 영향을 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장안저수지 저수율 60% 이상 되면 농업용수 공급에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가뭄이 계속될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어 일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남부지방처럼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신고가 접수되고 있지 않지만 봄까지 가뭄이 이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겨울 가뭄의 원인은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구체적 원인은 알 수 없으나 한랭하고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비가 자주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충청지역 가뭄이 올봄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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