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인권유린, 사각지역으로 규탄을 받으면서도 철옹성같이 무너지지 않았던 유천동 집창촌의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한지 6개월이 됐다.
성적표는 홍등의 불을 꺼지게 했다는 경찰의 말대로 ‘성공적’이다.
경찰이 철퇴를 가한 지 6개월만에 일궈낸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그러나 성공적이라는 평가 이면에 중부서장이 바뀌면 다시 집창촌에 불이 켜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대전중부경찰서에 지난해 7월 집창촌의 인권유린 등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대대적인 철거작업을 천명 후 67개 업소 중 49곳이 휴폐업신고를 냈다.
여러 업소에선 업종을 전환을 시도했거나 이를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30년 동안 그 누구도 손대지 못하고 암묵적인 치외법권 지역으로 인식돼 왔던 유천동 집창촌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집창촌 철거라는 이슈만을 놓고 보면 완료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집창촌 철거 6개월을 맞은 2009년 1월.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게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올 들어 피해여성들을 위한 자활지원센터가 생겨났지만 수용규모는 20명에 그치고 있다.
이전부터 성매매여성들을 입소시켜 교육과 상담 등을 하는 ‘쉼터’도 대전에 성인 성매매 피해여성과 미성년자 피해여성 등을 합쳐 40명을 넘지 않는다.
채계순 대전성매매피해여성 자활지원센터장은 “정부가 너무 피해여성들에 대한 경제적 자립만을 이야기하는 면이 있는데 피해여성들의 심리적, 신체적 손상 등을 지원해주고 배려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등의 중장기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창촌 업주 및 여성들과 암묵적으로 기생적인 관계에 놓여있었던 인근 상인들은 유천동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탁소, 미용실 등의 업종은 사실상 휴폐업 상태다.
성매매 업소에 종사했던 여성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성매매 유혹을 견디지 못한 채 더욱 은밀한 곳으로 흘러들 우려도 있다. 이른바 풍선 효과도 경찰과 당국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홍등을 껐다는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경찰의 이번 유천동 해체작전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되는 이유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성매매 방법을 변경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대비와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일부 업주들은 유성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여전히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대 신천식 객원교수는 “유천동=집창촌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걷어내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재탄생 프로젝트’가 시행되는 시점이 바로 뉴 유천동 시대를 여는 때 ”라며 “관계당국과 시민의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오주영ㆍ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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