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맥' 못춘 대전 명품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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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맥' 못춘 대전 명품아파트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09 1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세상사 새옹지마라더니 열기가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는군요.”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시티 인근 부동산중개소에서 만난 손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뜨거운 청약열기로 대전을 후끈 달구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명품아파트’ 스마트시티(유성구 도룡동)가 지난달 29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기자가 찾은 8일 스마트시티는 이사짐을 실은 차량들은 보이지 않은 채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날까지 708가구 중 32가구만이 입주해 4.5%의 저조한 입주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대전에서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였던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 시티가 지난해 29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708가구중 8일 현재 32가구만이 입주해 4.5%의 낮은 입주를 보이고 있다./김상구 기자
▲ 대전에서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였던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 시티가 지난해 29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708가구중 8일 현재 32가구만이 입주해 4.5%의 낮은 입주를 보이고 있다./김상구 기자
스마트시티는 지난 2005년 분양 당시 대전에서 최초로 10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로 논란을 빚긴 했지만 최고 115대 1 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분양시장에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스마트시티는 100%에 가까운 분양율을 기록, 명품주거단지와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으며 분양자들은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때문에 분양초만해도 쾌나 큰 금액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이런 스마트시티가 최근 건설 부동산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채 저조한 입주율을 보이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심지어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이따금씩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어 경기침체의 여파를 실감케 하고 있다.

실제로, 유성구 도룡동 A 중개업소의 경우 스마트시티 물건만 15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매매물건도 50여개 나와 있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보유 물건 가운데 180㎡(54평형)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4000만원 가까이 손해를 보고 거래된 사례도 있다”고 귀뜀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112㎡(33평형)는 마이너스 물건이 없었으나 145㎡(45평형)는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었다.

도룡동 B 중개업소 역시 150~160여개 물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180㎡는 프리미엄이 -4000만원에서 -5000만원인 물건을 찾아볼 수 있었다.

스마트시티는 지난해 9월에는 단지 내 상가를 2개 블록으로 나눠 통매각을 시도했지만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데 실패했다.

인근에서 만난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아파트 상가 분양 등 아직까지 주변의 인프라 시설이 확보돼 있지 않아 낮은 입주율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분양자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기존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일부 투기 수요는 매매가 되지 않아 입주가 늦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같은 속사정을 반영하듯,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주변 인프라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과 모델하우스와 다른시공, 미흡한 조경시설 등을 문제 삼아 지난해 말 유성구에 준공 승인을 미뤄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스마트시티자산관리(주) 한 관계자는 “다음달 15일까지 입주 예정기간이고 400여가구 정도가 입주 문의를 해왔다”며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자 등 문제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물건도 있으나 중형평수는 아직 분양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매매든 전세든 거래가 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 시티는 112㎡ 152세대, 145㎡ 76세대, 180㎡ 262세대, 228㎡ 130세대, 246㎡ 40세대, 264㎡ 30세대, 281㎡ 8세대, 322㎡ 4세대, 325㎡ 4세대, 344㎡ 2세대 등 모두 708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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