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팀은 이날 새벽 한 중학교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건 접수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했다. 팀원들은 다음날 비번(非番)이었지만 밤샘 근무를 끝내고 찾아오는 달콤한 휴식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다.
방화 등의 강력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엔 당직부서에서 사건을 끝까지 맡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흘간의 수사 끝에 사건을 마무리 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시 당직 순번이 돌아왔다. 이렇듯 대전지역 경찰서 형사들이 업무 과부하에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통상 5일간의 일정으로 움직이는 서부경찰서 지역형사과는 24시간의 당직을 서고 다음날 비번, 그 다음날 긴급출동 대기 후 4일과 5일째에 돼서야 관할구역 순찰 등 외근근무를 나갈 수 있게 된다.
긴급출동 대기시에도 일정부분 외근근무를 설 수 있지만 구역은 긴급출동에 대한 부담감으로 한정되기 마련이다. 비번도 당직시 중요 사건이 발생할 경우엔 건너뛰기 일쑤다.
특히 지난해 3월 기존 6개 팀제에서 1개 팀을 실종전담부서로 변경하면서 업무의 과부하는 극에 달했다. 6일에 한번씩 찾아오던 당직근무도 5일에 한번씩 찾아오게 됐고 가장 중요시해야 할 관할지역의 순찰시간도 현격히 줄어들게 됐다.
실종전담부서는 항시 대기상태이어서 당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타 경찰서도 기존 팀에 한개 팀을 증설해 실종전담부서를 만들었지만 대부분 형사과에 있는 인원들을 차출해 1 팀을 만들어 업무의 과부하는 매한가지다.
한 일선경찰서 형사는 “실종이 매일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의도적 계획에 의한 실종 등 큰 사건의 경우 다른 부서도 같이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며 “지금 이 상황에선 정작 중요한 관할구역 순찰 등의 업무가 뒤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실종전담부서를 만든 것이 일년 전 안양에서의 유아 실종 살인사건으로 인한 사회적인 여론형성 때문인데 평소 인원이 부족한 형사과에서 인원을 늘리지도 않고 한 팀을 신설한 것은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못 고친 격”이라고 꼬집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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