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마다 국민, 국민을 들먹거리며 국민을 위해서라며 하는 일들은 국민 가슴에 피멍이나 들게 하고 암 덩어리나 생기게 만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이들 덕분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때에 국민을 위하여 신명나는 난장판, 대 활극을 담대하게 보여 주었으니 말입니다. 거개의 국민이 하나같이 우울증에 빠져있을 지도 모를 어려운이 시대에 국회라고 하는 훌륭한 무대에서 20일 동안 펼친 장쾌한 모습은 일대 장관이었습니다.
▲ 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대학장 |
우리 피곤한 삶에 어느 정도는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요소는 될 터이니까 말입니다. 다만 걱정도 다소 있습니다. 장기간 신묘한 전략전술을 구사하며 헤라클레스와 같은 괴력을 쓰려면 강인한 체력이 요구될 터인데 과연 실력행사를 하실 의원님들의 체력이 제대로 따라줄지가 걱정입니다. 또 보아주는 이들에 따라서는 무법정치, 떼법정치, 탈법정치 운운하며 힐책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법안처리에 있어서 일방통과나 직권상정과 같은 비정상적 행태를 막아낸 일로 의회정치가 복원되고 있다 하는데, 한쪽에서는 헌법이 보장한 다수결 원칙이 무릎을 꿇었다 하는 것에서 국민의 심중이 혼란스러운 것도 걱정이라면 걱정이지요. 왜냐하면 국민을 위한 여의도의 장쾌한 활극, 국민을 위한 그 충정의 숭고한 뜻이 빛바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정중한 행동, 바른 생각을 유지시키는 의상의 심벌인 한복을 입고도 양복 못지 않게 활극 연기에 박진감 넘치는 행동의 자연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도 되고---. 어쨌든 대한민국이 아주 잘 되어 가려면 앞으로는 어느 세계의 행동대장 못지않은 담력과 체력을 갖춘 의원들을 뽑아야 된다는 것을 유권자들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그런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이해하는데 맥을 같이할 튼튼한 심장과 담력을 갖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라면 대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지음의 우리 대한민국은 확실히 잘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튼튼한 나라다. 빨간 띠, 파란 띠, 먹띠 두르고 함성 크게 지르고 사천왕 같은 모습으로 힘을 쓰면 만사가 잘돼가는 나라여서 좋습니다. 공영 방송 운운하며 거대한 전파력으로 국민을 뜻한 바대로 세뇌시켜도 시비를 가리지 않는 나라여서 또한 좋습니다. 어디서건 마음 놓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도 전혀 거리낄 것 없는, 이른 바 법 같은 구질구질한 것 필요 없는 자유방임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풍부한 행락, 위락 등을 마음대로 향유할 수가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낮에는 한없이 졸고 밤에는 초로초롱하기 그지없는 부엉이 족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흥성거리는 밤거리 유흥이 넘쳐나는 나라여서 더욱이 좋습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하기 이를 데 없고 그 잘난 꼴값을 하지 않아도 잘만 대접받는 나라여서 그렇게 좋습니다. 이렁구렁 지내는 데도 전혀 쓰러지거나 휘청거림 없이 미동도 못 느낄 정도로 끄떡없이 잘 버텨주는 나라여서 참 좋습니다. 이처럼 참 신기하고 또 신기한 나라여서 아주 좋다. 좋다 대한민국이 아주 잘나가서 좋습니다. 우리의 아주 훌륭한 국회의원, 체력이 튼튼해서 언제까지도 장쾌한 힘을 쓸 수 있는 헤라클레스 같은 국회의원님들이 있어 이 나라가 참 좋습니다.
필자는 지금 이 시간 한바탕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이 어지럽습니다. 한바탕 꿈꾼 것 같은 이 현실이 차라리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으면 싶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꿈에서 깨어나지나 않았을 것이니 말입니다. 이런 꼴 저런 꼴 보지 않고 지낼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각설하면서 제안합니다. 우리의 대한민국, 정녕 자랑스러운 우리의 대한민국이 늘 잘나갈 수 있도록 우리 대동단결로 함께 힘써 나서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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