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서 파도를 일으키는 수면 아래의 움직임을 비롯한 ‘기후적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일기예보도 틀릴 뿐만아니라 높은 파도 때문에 바닷가에 있는 사람들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현재의 낮은 출산율이 향후 15~20년 뒤의 ‘미래’ 노동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현재의 어떤 결과가 과거의 총합이듯이 현재의 일들이 모아져 미래의 결과가 된다는 점은 자명하다.
▲ 김종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자동차가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라는 최초의 예측은 이미 1900년에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예측이 실현되려면 최소한 30년은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소규모 자동차 제조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엄 듀랜트는 스스로에게 묻기를 “혹시 자동차가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일어난 ‘사실’이잖은가?”
아직 본격적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을 뿐, 그것(30년후의 일)은 이미 일어난 변화라고 판단했고 대형 자동차 회사가 필요하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변화를 기회로 만든 월리엄 듀랜트가 GM(제너럴 모터스)창업주이다. 개인이든 회사든간에 현재와 미래는 시간적으로 시차만 있을 뿐이라는 둔감한 감각으로는 변화와 위기를 헤쳐 나갈 힘도 없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도 없다.
50년전 국내 100위 안에 손꼽혔던 기업 가운데 현재 살아남은 기업이 몇 개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변화에 대한 적응과 미래를 준비하는 개척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변화’에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한 “스스로를 잡아먹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휴대폰 기업인 필란드의 ‘노키아’는 종이에서 구두까지 안 만드는게 없었던 토착 회사에 불과했다.
다음 세대에 사업적으로 최대 승부처는 ‘휴대폰’이 될 것이라는 새로운 영역 발굴로 ‘성공신화’가 됐고 필란드는 ‘노키아란드’라는 명예로운 별칭까지 얻을 정도다.
이미 기업의 생존전략은 안정이 아니라 ‘변화’라는 점은 더욱 명백해졌다. 오늘 실적이 좋다고 해서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데 게을리 한다면 불과 몇 년뒤에 ‘사라지는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
젝 웰치가 “회사 내 변화의 속도가 회사 바깥의 변화의 속도에 추월당한다면 그 기업은 종말이 임박한 것이다”는 말도 천편일률적인 기업경영방식으로는 냉엄한 현실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점을 웅변한다. 그렇다고 ‘변화’의 중압감에만 눌려 있을 필요는 없다.
‘기회’는 새롭게 찾아야 하는 것 이기도 하지만 이미 현재에도 널려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금형으로 동전이나 기념 메달을 만드는 것을 본 사람이라면 그 합금 덩어리에 글자를 거꾸로 새겨서 ‘활자’를 만들 수 있다는 창조적 상상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는 “발명하지 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에 다 있다. 이를 찾아내 통합하라“고 들려준다.
세계적으로 대단한 기회는 미래가 아니라 이처럼 현재에서 찾아냈던 것이다. 미래는 이미 현재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 기회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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