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A은행 대출창구에서 만난 김상경(가명ㆍ43)씨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했지만 실제 창구에서 느끼는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대전 동구에서 작은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씨는 최근 불황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지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에는 6%대의 대출금리 부담이 엄두가 나질 않았다.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자 때문에 먼지만 날리는 상점을 내버려둔 채 추운겨울을 지내야 될 것 같아 김씨의 입에서는 연신 한숨만 터져나왔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5.25%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국민 부담 을 줄이기 위해 3%(2008년 12월 11일자)로 낮춰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절반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의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는 치솟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하는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외면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3개월 단위 금리 변화에 맞춰 국민은행은 최근 6.3%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내놓았다. 지난 10월 8.5%보다는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 8%에서 6.03%로 2%포인트에 채 미치지 못하는 인하율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8%에서 6%에서 2%포인트 인하율 기록에 턱걸이를 한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10월말 9.7%에서 6.3%로 3%포인트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또 최고치 신용대출금리에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2.4%포인트, 3%포인트 인하된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인하는 커녕,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 실제 대출금리는 서민들의 부담을 감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금융계 관계자는 “3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동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시기에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해명했다./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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