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세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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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전세가 사라졌다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06 1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 대전 서구 만년동 천모(30)씨는 지난해 말 신혼집 전세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결혼 날짜를 잡아놓고 전세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시간만 허비했을 뿐 물건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79㎡의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자 월평동, 만년동, 둔산동, 갈마동 등 인근 중개업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발품을 팔았다. 그런 천씨는 결혼식을 목전에 두고 어렵사리 한 달여 만에 여우 만년동에 전세를 얻었다.

지역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여파가 서민들의 주거 수단인 전세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러다간 이사철인 봄철에 10년 전인 외환위기 때와 같은 제2의 전세대란이 오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는 자연스럽게 전세 부족현상으로 이어지고 전세가도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은 이ㆍ삼중으로 커지고 있다.

천씨는 다행히 8000만원에 79㎡의 전세를 어렵게 구했지만 지역에서는 8000만원에서 1억원사이의 전세집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례로, 서구 둔산동 일원의 79㎡~85㎡의 서민들에게 인기있는 중소형 평형은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가 되고 있으며 매물도 적다.

중구 오류동 A아파트는 85㎡ 형의 아파트 전세물건이 1~2개 나와 있고 서구 갈마동의 B아파트도 1~2개 전세물건만 있어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나가고 있다.

특히 젊은 부부,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있는 72㎡의 경우 20여명 가까운 인원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때문에 중ㆍ소형 평수의 전세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전지역에 전세가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파트 매수세가 실종되고 관망 수요가 많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파트를 구입할 층이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전세시장에서 매매시장으로 갈아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형평형과 1억원이 훌쩍 넘는 전세물건은 찾아보기 쉽지만 실수요자들이 찾는 중소형평형 물건은 찾기도 어렵고 전세가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주택 수급상황도 여의치 않다. 대전에는 지난 2007년 기준 49만7900가구수에 49만2155호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98.8%의 주택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모두 2447호(분양 1229호, 임대 1218호)의 아파트가 신규 입주예정으로 전세난 물량을 해소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과 같은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대전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대전은 주택보급률이 98.8%로 주택이 아직 부족하다”며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주택보급률이 10~20% 사이는 여유가 있어야 이사철 등 수요에 맞게 수급이 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의 전세부족 현상은 최근 2~3여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지는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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