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수줍은 듯 말간 한줄기 빛을 내뿜던 태양이 순식간에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며 눈앞에 떠오른다.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우주센터가 웅장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2009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한 해가 될 2009년 새 아침을 나로우주센터와 함께 맞이했다.
▲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 |
바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KSLV-I 발사 성공의 기쁨으로 말이다. 우리는 지금껏 우주개발에 있어 많은 도전의 역사를 이루어 온 바 있다.
작년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으로 유인우주탐사 영역에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위성분야에서도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2006년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위성 2호’까지 총 10기의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바 있다.
아리랑위성 2호 운영을 통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고해상도 한반도 영상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점 뿐 만 아니라, 상당 수준의 위성 독자개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위성 분야에서는 정지궤도에서 통신시험, 해양탐사,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할 통신해양기상위성, 전천후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 5호, 고정밀 전자광학 카메라를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 3호 위성 등이 현재 개발 중으로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위성 자체의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위성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기 위한 로켓, 바로 우주발사체 분야이다.
우주발사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은 위성을 언제든지 독자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흔히 우주개발의 결정체라 일컫기도 한다.
현재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극히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체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의 국가 간 이전을 제한하기 위한 국제규범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의해 그 이전도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3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33번째 국가로 가입하면서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과 제한된 범위에서 투명한 협력이 가능해 졌다.
하지만 현재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기술자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인 단계로 아직 우주강국에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과학로켓 개발을 통해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해 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초 소형위성발사체인 KSLV-I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KSLV-I은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 킥모터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1단은 러시아와 공동개발 중에 있으며 2단은 국내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우주발사체를 우주공간으로 띄우기 위한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 역시 모든 장비와 시설 구축을 완료하고 시험운용까지 끝마친 상태로, 현재 발사대시스템 성능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2009년 준공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 소형위성발사체 발사 임무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이 우리 위성에 실려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려질 역사적 순간이 이제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그 순간을 이 곳 나로우주센터에서 맞이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충만한 기운이 우주센터 전체에 감도는 듯하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발사체가 붉은 빛을 내뿜으며 높이 떠오르는 장관의 순간을 그려본다. 저 태양의 힘찬 도약과 같이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