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생가 문화재 도난 뒤에도 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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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생가 문화재 도난 뒤에도 관리 허술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1-08 6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대전시기념물 제 26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중구 어남동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가 비지정 문화재들을 도난당한 뒤에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단재 생가에 도둑이 들어 창문을 뜯고 들어가 옹기4종 양념통, 경상(책상), 벽돌 등 비지정 문화재 6점을 훔쳐 달아났다.

다행히 서책 등 다른 물품들은 훔쳐가지 않았으나 도난사건 이후에도 단재 생가에는 CCTV는 고사하고 가로등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밤이면 암흑지대를 방불케 한다.

 단재 선생은 대전이 낳은 역사학자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시는 지난 1996년 어남동 도리미 마을에 단재정사와 유허비, 동상 등을 건립하고 생가지를 복원했다.

 그러나 당초 시가 1만2651m²(3827평)에 단재정사와 유허비, 전시관, 쉼터 등을 건립키로 했던 계획에도 불구하고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주민 쉼터는 물론 관리인도 없는 상태다.

▲ 대전시기념물 제 26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중구 어남동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가 비지정 문화재들을 도난당한 뒤에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대전시기념물 제 26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중구 어남동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가 비지정 문화재들을 도난당한 뒤에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재의 얼과 민족정신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생가가 대전이라는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선생의 생가는 주말이면 수백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의 성지가 되고 있는데 벤치는 물론 관람객 휴게시설이 전무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도리산 아래 덩그러니 놓인 선생의 본가 입구 앞쪽에 서 있는 가로등 하나가 조명의 전부이며 관람객 쉼터를 조성하기로 했던 2600여m²(800평)는 수년간 공터로 방치되다 지난해부터 유채꽃을 심어 놓았으나 이마저도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쓰레기와 돌덩이가 뒹구는 넓은 벌판에는 유채 싹이 삐죽삐죽 돋아나 쉼터인지 공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가운데 시에서 세워 놓은 문화재보호구역이니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물건을 쌓아두는 등 무단사용을 금하라는 입간판이 문화재 보호구역임을 실감케 한다.

주민 박대석(57 대전시 중구 어남동)씨는 “도난사건 이후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유치원생부터 일반인들까지 방문객이 많지만 이렇다 할 시설이 없어 어린이들이 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수년간 공터로 방치되다 지난해부터 유채꽃을 심어 놓은 관람객 쉼터.
▲ 수년간 공터로 방치되다 지난해부터 유채꽃을 심어 놓은 관람객 쉼터.
 또 문화재청 문화재안전과 허종행 씨는 “단재 생가지에서 도난당한 전시품들이 단일 문화재와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는 적을지 모르지만 선생이 사용하던 물품이고 생가에 보관돼 있던 것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대전시기념물 26호로 지정된 단재 생가지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시 문화재 담당자는 “예산 부족으로 내년 단재 생가지 정비 계획은 없으며 생가 내에 쓸 만한 문화재류는 없다”며 “관리인이 없다보니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마을 주민으로 단재보존회를 구성해 생가지 관리를 하고 있으며 유채꽃밭을 조성해 주민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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