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상황실에서는 새해가 시작되는 기분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새해 벽두부터 대형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출수 없다.
모두 9명의 직원이 주ㆍ야간 3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상황실에는 관내에서 발생하는 사건ㆍ사고는 물론 전국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실시간 발생하는 상황을 지휘계통에 보고하고, 관내 각 경찰서에 전파하는 것이 상황실 직원들의 업무다. 특히 야간에는 대형 사고나 사건 발생시 지휘를 책임지는 ‘사령탑’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긴장감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들에게 새해를 가족과 함께 맞는다거나 휴일을 집에서 보내는 일은 ‘사치’에 가깝다. 근무를 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10시간 이상을 한 자리에 앉아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새해 첫 날도 이구현 상황실장 등 3명의 상황실 직원과 각 부서에서 파견된 상황반 당직요원 4명을 비롯해 모두 9명이 충남지방경찰청 상황실을 지켰다.
이구현 상황실장은 “새해를 가족과 함께 맞지는 못해 아쉽긴 하지만 주민들이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실은 충남 지역의 치안 상황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상황실 직원들이 한가할 수록 그 만큼 지역의 치안 상황이 양호하다는 얘기다. 다행히 큰 사건ㆍ사고 없이 무사히 새해 첫날 아침을 맞았다.
상황실 직원들의 새해 바람은 한결같다. 관내에서 대형 사건이나 사고 없이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실장은 “모든 경찰관들이 그렇겠지만 상황실 직원들은 항상 올해는 제발 조용히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며 “올 한 해 딱 새해 첫날 만큼만 평온하고 안전하게 주민들이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어느덧 충남지방경찰청 상황실 창문 밖으로 새해 첫날의 여명이 밝아왔다. 이날 상황실 야간 근무자들은 아침이 되어서야 새해 첫날의 밝은 태양을 바라보며 각기 새해 각오를 다진 채 집으로 향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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