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한호 침례신학대학교 총장 |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외국 여성을 이해하고 비교적 따스한 마음으로 그들을 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 소속의 한 연구위원의 보고에 의하면 자신이 강사로 초청받은 한 모임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부모와 가족의 심정으로 외국인 여성을 돕고 보살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인은 외국인 여성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주민과 다문화 사회로 변화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 반응이 자기 자신이나 자기 가족과 관련될 때는 소극적인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는 그들을 어려움에 처한 대상으로 측은하게 보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진 반면, 나와 관계있는 동등한 사람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교회와 종교의 역할이 기대된다하겠다.
한국 개신교회는 1885년 선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사업을 먼저 시행했으며 심훈의 ‘상록수’가 말하듯 문맹퇴치, 농촌운동, 구제사업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에 항상 솔선수범했다. 현재 한국교회는 타종교와의 관계 및 저출산 고령화사회로 향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성장을 멈추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국 방방곡곡에 5만 5000여 개의 십자가를 세우고 있는 한국교회가 고통당하는 외국여성들과 이주민들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주민과 외국인들의 미래가 밝아질 것은 물론 우리 사회 또한 안정되고 성숙한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가치 있는 헌신과 봉사활동으로 교회 자체도 침체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3월 21일에 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제5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편견을 예방하고 사회구성원이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다문화 이해교육과 홍보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으며, 강원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교육지원센터”를 개설하여 외국인 교육, 공부방개설, 지역소개, 상담센터운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전시에 있는 여러 교회들과 기독교 시민단체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하고 그들을 돕는 기구를 만드는 등 선구적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 여러 교회들이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과거 한국사회에서의 선구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교회는, 스스로 외국인과 혼혈아동에 대한 정서적 반감을 버리고, 사회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임을 받아들일 것이며; 나아가 이를 위한 봉사와 정책 결정에 기대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며 교회가 서야 할 정당한 위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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