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더미 같은 일거리와 잦은 술자리,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위염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
이날 소화기 센터를 찾은 직장인 박모(34)씨는 “연말을 간신히 넘겼다 싶었더니 술병이 나 병원을 찾았다”며 “이젠 술이라면 너무 지겹다”고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30일 대학병원에 따르면 연말을 맞아 송년회, 망년회를 비롯해 동창회, 친목회 등 각종 송년모임이 잦아지면서 과음으로 인한 ‘술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대전선병원과 성모병원에는 속 쓰림과 구토, 피로감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한 달 전 보다 2∼3배가량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서는 과음으로 인해 심야에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경우가 최근 일주일 새 30여건에 달한다.
성모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서 알코올성 질환 환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증세가 심각한 경우는 피까지 토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코올성 질환은 위점막의 급성 출혈과 염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역류성 식도염의 악화와 급성 출혈성 위염, 궤양으로부터의 출혈, 간질환을 유발한다고. 심한 경우에는 간과 위, 뇌 등이 손상돼 자칫 발기부전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각종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진 환자에게는 간 기능을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전선병원 소화기센터 이계성 소장은 “명치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한 경우는 곧 몸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술자리 후 새벽이나 아침에 가슴이 답답하고 뻐근한 증세가 있다면 심장질환 때문인지, 식도염 때문인지 체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혹시, 기존의 심장 질환이 없었다 할지라도 계속되는 술자리 후 가슴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상 소견으로 간주 되기 때문에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조양수기자 cooljy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