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26명 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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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26명 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식

  • 승인 2008-12-29 00:00
  • 신문게재 2008-12-30 23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가족처럼 지내던 선생님과 친구들, 추억 가득한 교실과 운동장까지도 너무나 그리울 겁니다.”

전교생이 26명으로 충남지역 중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금산군 남일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식에서 예은이는 흐르는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한다.

지난 26일 열린 겨울방학식에는 이 학교 전교생과 9명의 교사, 행정실 직원까지 모두 참석했지만 40명이 채 안 되는 조촐한 자리였다.

1인당 두세 개씩의 풍성한 상을 받아들고 긴 방학에 들어가는 즐거운 날이지만 학생과 교사들의 얼굴은 무겁기만 하다.

금산의 가장 남쪽에 있는 남일중은 내년 3월 1일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따라 폐지되는데 졸업생 7명을 제외한 19명의 재학생은 새 학기부터 금산중과 금산여중, 금산동중으로 옮겨 다니게 된다.

지난 1971년 3학급으로 개교한 남일중은 1983년 15학급으로 최전성기를 누리다 급격한 농촌인구 감소로 1998년 다시 3학급으로 감축됐는데 37년간 443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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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학식에서 박범렬 교장은 “어느 학교에 가서 공부하게 되더라도 모교를 잊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큰 꿈과 희망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교생과 교사들은 교육청 지원으로 1월 19~21일 제주도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데 이곳에서 헤어지는 섭섭함을 달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예정이다.

박 교장은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따라 비록 학교 문은 닫지만 가족같이 지내던 학생과 교사들 간의 두터운 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옮겨 공부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금산 남일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식
▲ 금산 남일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식
마지막 졸업생이 되는 엄기원 학생은 “모교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슬프다”면서 “언제 다시 찾아와도 추억 가득한 교실과 운동장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재잘거림과 아련한 추억이 서린 남일중은 내년 2월 13일 36회 졸업식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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