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 서구 내동에 위치한 시온보육원에서는 아이들 30여 명이 자체적으로 소박한 행사를 치르며 썰렁한 성탄절을 맞았다.
예년 같으면 성탄절을 즈음한 이때가 후원자들의 방문이나 전달되는 후원물품이 가장 많을 때지만 올해는 좀 처럼 후원자들의 발길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곳 아이들은 그나마 전날 한 은행직원들이 들고 찾아 온 학용품을 성탄 선물로 나눠가지며 위안을 삼았다.
연말까지도 이 곳에는 방문이 예정된 후원자들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덕구 연축동에 위치한 성우보육원 역시 올해는 후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성탄절을 맞아 화려한 불빛이 거리에 넘쳐나지만 이 곳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성탄절을 앞두고도 좀 처럼 찾아 오는 이들이 없어 그저 평소와 다름 없는 시간을 보냈다.
시온보육원 남궁원 원장은 “예년 같으면 적어도 성탄절을 전후해 3~4일 동안은 후원 물품을 들고 찾아오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올해는 눈에 띠게 줄었다”며 “경기가 안 좋다보니 어쩔 수 없고 대부분의 시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한파로 얼어 붙은 나눔의 손길은 대전시청 앞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25일 현재‘사랑의 온도탑’은 31.8도에 멈춰섰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모금액 24억원을 목표로 벌이고 있는 ‘희망 2009나눔캠페인’의 목표달성도를 가리킨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110도까지 올라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목표액 20억원을 훌쩍 넘겼었다. 그러나 목표액을 4억원 정도 높인 올해, 모금 기간이 절반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액의 30%를 겨우 넘긴 7억 6000여 만원에 불과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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