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은 특히 국방부가 응답자의 68%가 대체복무 허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당분한 보류한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가 인종이나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소수자 문제는 다수결에 근거해 판단하지 않는다 원칙을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소수자 정책은 혜택을 받는 대상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다수 입장에서 언제나 시기상조"라며 "그래서 인권정책은 사회적 합의보다 정치적 결단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또 "국방과 인권에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여론조사결과를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이렇게 따지면 징병제는 왜 여론조사,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지 않냐"고 말했다.
지난 2004년 평소 신념에 반한다며 징병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을 산 임태훈씨는 "유엔인권이사회 등이 지속적으로 한국정부에 대체복무제를 권고하고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나오는 마당에 왜 계속 고집을 부리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독거노인을 돌본다든지, 개인이 가진 신념을 존중하며 대체복무를 활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젊은이들을 감옥 대신 사회적으로 필요한 자리에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지난 9월 국방부와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많은 여야의원들이 대체복무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며 "결정을 번복하려는 것은 기존 정책결정에 대한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뒤 지속적으로 제도 도입을 촉구해온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사회적소수자의 인권보호증진은 여론과 무관하다"며 대체복무 여부를 여론조사 결과로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대체복무 허용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인권의 문제는 여론으로 접근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