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 늘어나는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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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여파 늘어나는 노숙인

  • 승인 2008-12-23 00:00
  • 신문게재 2008-12-24 5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경기 침체의 여파와 계절적 요인으로 거리에 나서는 노숙인들이 늘고 있다.

대전홈리스지원센터 등 대전지역 노숙인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노숙인 쉼터 등 시설 입소 희망자를 비롯해 거리 노숙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숙인의 특성상 그 수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노숙인 지원단체들이 최근 실태조사를 통해 파악한 대전지역 노숙인 수는 시설 입소자를 포함해 150여 명 정도로, 한 두달 전에 비해 20~30명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실제 파악되지 않은 거리 노숙인이나 부랑인 시설 입소자 등을 포함하면 그 수치는 크게 증가한다.

실제 노숙인 상담을 진행하는 대전홈리스지원센터에는 한 달 평균 20건 정도이던 신규 상담 건수가 이달 들어 10건 이상 늘어났으며, 동구 정동 ‘파랑새 둥지’ 등 대전지역 4개 노숙인 쉼터에도 입소 희망자가 크게 늘어 이미 정원이 꽉 들어찬 상태다.

대전지역 무료급식소 역시 최근 들어 노숙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동구 삼성동 ‘성모의 집’의 경우 하루 평균 150명 정도이던 무료급식자 수가 최근 200여 명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계절적 요인과 경기 침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겨울철에는 일용직 일자리가 크게 줄어 노숙인 수가 증가하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 증가 폭이 10~20% 가량 커졌고,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 문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노숙인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전홈리스지원센터 김의곤 실장은 “일단 현재까지 노숙인 증가 현상을 경기 침체의 여파로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겨울 이후에도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경기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며 “노숙인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지역에 노숙인 쉼터는 모두 4곳으로 이곳에 머물고 있는 인원은 90여 명 정도며, 매일 밤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거리 노숙인만도 6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전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여타 대도시에 비해 대전지역의 경우 전체 노숙인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노숙인 수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자활 사업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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