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지역현대사 재조명... 미래 발전방향 지표 기대

60년 지역현대사 재조명... 미래 발전방향 지표 기대

<대전.충남 60대사건> 연재를 마치며...

  • 승인 2008-12-17 00:00
  • 신문게재 2008-12-18 10면
  • 오주영.조양수.이종섭 기자오주영.조양수.이종섭 기자
창간 57주년을 맞아 본보가 지난 9월 1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대전ㆍ충남 60대 사건>이 12월 17일자로 막을 내렸다.

장장 3개월 여, 60일 간의 연재를 통해 본보는 지난 60년간 대전ㆍ충남 지역에서 발생했던 주요 사건과 이슈들을 지면에 담아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지역의 현대사를 재조명한다는 과제 자체의 무게감도 그랬지만 과거 사건들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이나 정리가 이뤄져 있지 못한 것도 상당한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60년 역사의 긴 터널을 한 숨에 달려오기까지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본 연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아 우리 지역의 지난 60년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해보고자하는 기획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중앙집권적 국가체제 속에서 지역의 역사가 제대로 조명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판단과 함께 대전시가 개시 60주년 및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정부 수립 이후 지방자치법 공포에 따른 대전시의 개시(開市. 1편-9월 2일자)를 시작으로 최근의 수도권규제완화(60편-12월 17일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단편적인 사건들 하나하나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되 그 현재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자 노력했다. 그 단편적인 사건들이 오늘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역사임을 되새기는 작업이었다. 또한 과거의 단편적 사건 뿐 아니라 지역의 최근 이슈들까지 짚어냄으로써 역사는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본 연재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목요언론인클럽이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목요언론인클럽은 본 연재에 대해 ‘지역의 지난 60년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성과를 남겼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물론 부족함과 한계도 있었다. 과거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의 미흡함과 지면의 한계 등으로 지난 역사의 과정을 하나의 필름처럼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서술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이 부족한 작업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 지역의 미래와 발전 방향을 새롭게 설계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시대별로 연재됐던 지난 60일간의 기록을 되짚어 본다.
 
 ▲1950년대=
▲ 1952년 초대 대전시 의회 개원 기념
▲ 1952년 초대 대전시 의회 개원 기념
정부 수립 이후 1950년대 지역의 역사는 전쟁의 폐허 속에 시작됐다.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중앙정부가 대전으로 이전해 온 뒤 국군의 작전 지휘권을 이양하는 ‘대전협정’이 이뤄지는 등 전쟁의 한 복판에 있었던 대전ㆍ충남 지역의 1950년대는 전후 복구와 재건 시기였다. 1951년 8월 중도일보를 비롯해 지역 언론들도 전쟁의 포연 속에 탄생해 전후 복구와 지역 개발에 힘을 모았다. 1952년에는 전쟁의 와 중에 최초의 지방선거가 실시됐으며, 도민의 의지로 설립한 첫 종합대학인 충남대학교도 이 때 문을 열었다. 대전ㆍ충남 지역이 국토의 한 가운데서 국방 중심지로서 기틀을 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 였다.

 ▲1960년대=대전ㆍ충남 지역이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나 국토의 중심에서 기지개를 켜던 시기였다. 민주화의 열망이 분출되던 1960년, 4ㆍ19혁명의 전주를 알리는 대전고 학생들의 기습시위가 일어났으며,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도시화의 기반도 마련됐다. 1965년 경부선 철도의 복선 개통을 시작으로 이 시기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망이 확보돼 대전ㆍ충남 지역은 국가 교통의 중심축이자 물류의 중심지로 부상했으며, 1968년에는 첫 지방은행인 충청은행이 설립돼 지역 경제에 하나의 성장 기반이 마련됐다. 물론 1967년 청양 구봉광산 붕괴 사고를 비롯해 대전 중앙시장 화재와 천안역 열차사고 등 아픔으로 기억된 사건도 많았다.

 ▲1970년대=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되고, 대청댐과 삽교천 방조제가 준공되는 등 본격적인 지역 개발이 시작됐다. 1971년 대전에 처음으로 아파트가 등장했고, 1974년에는 대전천이 복개되는 등 도시화를 상징하는 시설들이 들어섰다. 1971년에는 무령왕릉이 발굴돼 지역의 유구한 역사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1977년에는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정부의 임시 행정수도 구상 발표로 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의 당위성에 단초도 마련됐다.

 ▲1980년대=
▲ 1986년 독립기념관 화재
▲ 1986년 독립기념관 화재
1982년 OB베어스의 창단으로 지역에서 첫 프로스포츠 시대가 열리는 등 1980년대는 앞선 경제 성장 과정을 발판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물론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대표적인 시국사건으로 꼽히는 ‘아람회 사건’이 1980년대 초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1987년 오대양 사건 처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도 발생했다. 1986년 개관을 앞두고 있던 독립기념관의 화재와 1987년 금강 대홍수 등 지역민에게 큰 상처와 아픔을 준 일도 있었다. 무엇보다 1980년대는 도시화의 과정에서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대전시가 직할시로 승격, 역사적 전기를 마련한 시기였다.

 ▲1990년대=대전과 충남은 국가의 행정과 국방 및 과학ㆍ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뻗어나갔다. 1993년 계룡대 이전을 필두로 자운대 등 주요 군사 시설들이 자리잡았으며, 1995년에는 15년에 걸친 서산간척지가 조성 공사가 완료됐다. 특히 1990년대 대전은 눈부시게 도약했다. 1993년 개시 이래 최대의 국제 행사인 대전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명성을 세계에 알렸으며, 1998년에는 정부청사의 이전으로 행정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1990년대에는 안면도 핵폐기장 반대시위나 부여 무장간첩침투사건, 대전법조비리 사건 처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도 특히 많았다. 또 대천 영ㆍ유아 연쇄 실종 사건이나 논산 정신병원 화재 처럼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굴직했던 사건도 있었다. 물론 IMF사태라는 국가적 경제 위기 속에 지역도 자유롭지 못했다.

 ▲2000년대=
▲ 2007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기공식
▲ 2007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기공식
대전과 충남 지역은 2000년대 들어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와 2002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 행사의 개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도청 신도시 건설 등으로 지역 발전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 충청권에 수도권 전철과 고속철도 시대가 열렸고, 대전도시철도도 개통됐다. 그러나 여러가지 개발과 발전 요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점에서 지난해에는 지역 전체를 시름에 빠뜨린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으며, 올 들어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수도권규제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역에서는 충청권이 최대의 피해지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한국전쟁 당시 최대 민간인 학살 사건 희생자들의 유해가 발굴되는 역사적 사건이나 ‘발바리 사건’처럼 희대의 강력사건도 존재했다. /오주영ㆍ조양수ㆍ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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